블랙홀급 검은색?! '반타 블랙'
By 현규환
2016-11-29 20:09:16 80291
1 <출처: http://www.core77.com/posts/48147/A-Few-Things-You-Should-Know-About-the-Darkest-Material-Ever-Made>


[2보] 잘못 인용된 사진을 정정했습니다.


마치 포토샵으로 잘라낸 듯한 검은 구멍이 보입니다. 그래픽 작업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검은 색’이라고 불리는 반타 블랙(VANTAblack)입니다.


반타 블랙(VANTA black)은 영국 잉글랜드의 나노 테크놀로지 회사 서레이 나노시스템즈(Surrey Nanosystems)가 개발한 도료입니다. 반타 블랙의 ‘VANTA’는 Vertically Aligned NanoTube Arrays의 약자인데요. 수직으로 정렬된 나노튜브 배열이라는 뜻입니다.


반타 블랙은 표면으로 들어오는 가시광선 빛의 99.965%를 흡수합니다. 완전한 검은색을 띠는 이유입니다. 개발 회사인 서레이 나노시스템즈에 따르면 반타 블랙은 2016년 현재 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검습니다.



통상 아무리 검은 물감이라고 해도 빛을 일부분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타 블랙은 완벽한 검은색에 가깝기 때문에 겉표면에 반타 블랙을 바르면 물체의 입체 형태나 윤곽선을 전혀 알아 볼 수 없습니다. 마치 허공에 검은 구멍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죠.


반타 블랙이 검은 이유


반타 블랙이 빛을 거의 완벽하게 흡수하는 이유는 내부 분자 구조에 있습니다. 반타 블랙은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라고 불리는 탄소의 중합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나노튜브는 직경이 1-10nm 정도로 매우 미세합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약 만분의 1에서 5만 분의 1 정도입니다.



반타 블랙의 표면은 나노튜브를 표면에 수직하게 세워서 촘촘히 배열한 형태입니다. 개발사인 서레이 나노시스템즈의 설명에 따르면 빛은 이 촘촘하게 배열된 탄소 나노튜브 사이에서 반사를 거듭하면서 에너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결국 한번 들어온 빛은 반타 블랙 표면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흡수되어 버리고 마는 겁니다.



3 <출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62335>



우리가 어떤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그 물체가 빛을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빨간 사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사과 표면이 나머지 색들은 흡수하지만 빨간 색은 반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떤 빛도 반사하지 않는다면 그 물체는 까맣게 보입니다.



7 <출처: http://www.dkfindout.com/>


예술계에서도 주목하는 반타 블랙


반타 블랙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대표적인 응용 분야는 우주 공학 분야입니다. 서레이 나노시스템즈의 수석 기술자 벤 젠슨(Ben Jensen)의 말에 따르면 반타 블랙의 극도로 낮은 반사율은 천체 망원경을 설계할 때 난반사를 줄여 주기 때문에 더 높은 민감도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빛을 흡수하여 열로 변환시키기 때문에 태양열 발전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반타 블랙은 공개된 이후 과학계보다는 오히려 예술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기존의 검은색은 최대 97%에서 98%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완전한 검은색이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반타 블랙을 사용함으로서 예술가들은 순도 100%에 가까운 검은색의 색채감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조형 예술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는 반타 블랙을 이용한 조형 예술의 선두주자입니다. 아니쉬 카푸어는 올해 9월 더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가장 어두운 검은색은 우리를 우리 스스로의 내면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라고 밝혔습니다.


아니쉬 카푸어는 한발 더 나아가 반타 블랙을 예술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독점권을 사들였습니다. 즉 다른 예술가들은 반타 블랙을 이용한 예술 작품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겁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과학 기술로서의 독점권이 예술 분야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학생 기자단 현규환(kinggury1@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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