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 게임, "사람도 폭력적으로? 영향 없다"
By 이웃집번역가
2017-03-15 09:00:37 1195
< 폭력적인 게임은 정말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까? Credit: Chris Johnsson/Shutterstock >


폭력적 게임, 사람 바꾸나?


폭력적인 게임을 하던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뉴스를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과거 MBC <뉴스데스크>에서 한 기자가 게이머의 폭력성을 시험하겠다며 PC방 두꺼비집을 내렸던 촌극은 '게임이 폭력을 유발한다'는 세간의 프레임이 얼마나 사회에 가득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3월 10일에 발표된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팀의 연구 결과는 게임과 폭력성은 큰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연구를 진행한 하노버 의대 Gergor Szycik 박사는 “폭력적인 미디어가 만들어낸 감정의 변화는 갑작스레 나타나지만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며 "비디오 게임이 인간 감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게이머' vs '非게이머'


게임 플레이와 감정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많았지만 대부분 관측 기간이 짧았습니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기 직전과 직후에 대상자의 심리를 측정했죠. Gergor Szycik 박사팀의 연구는 좀 더 긴 시간 동안 게이머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결과의 왜곡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포석입니다.


연구에는 30명의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실험집단인 15명은 하루 평균 4시간 가량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게임 경력은 최소 4년 이상으로 ‘콜오브듀티’, ‘카운터스트라이크’, '배틀필드' 같은 다소 폭력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총기를 이용해 상대를 죽여 승리를 쟁취하는 방식이었죠. 반면 통제집단인 15명은 최소 4년 이상 폭력적인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실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게이머' 그룹은 실험 전 3시간 동안 게임을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만약 폭력적 게임이 찰나의 흥분으로 사람을 폭력적이게 변화시킨다면 3시간이 지나더라도 심리 측정에서 흔적이 남을 거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실험 첫 단계에서는 심리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며 MRI 측정을 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나 자신을 불태우는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측정을 계속했습니다. 이를 통해 뇌에서 활성화되는 지점을 살펴보며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확인했습니다. 


rendition1.img (1) Credit : 배틀필드 공식홈페이지


뇌와 감정에는 차이 없어


설문에서는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모두 공격성이나 감정 변화의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MRI 측정에서도 별 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폭력적인 게임이 사람의 뇌를 파충류의 뇌로 변형시킨다'는 이론과는 다른 결과였습니다. 폭력적인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심리 영향은 지각ㆍ행동의 단계에서 아주 잠시만 나타난 후 사라졌습니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는 실험 진행 중에만 측정하거나 다른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측정은 공격적인 인식의 일시적인 활성화나 일시적인 불안감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한계와 논쟁


이번 연구는 표본 수가 적어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3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모든 게이머들은 이렇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또, 두 그룹은 게임이아닌 영화나 인터넷 자료 등 다른 미디어의 영향은 통제받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견은 흥미롭습니다. 게임이 폭력적인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굉장히 논란이 많았습니다. 하노버 의과대학 정신과 강사인 그레고르 박사는 다른 연구팀을 언급하며 "이번 연구가 유사한 주제를 연구하는 다른 연구팀에 참조가 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가 게임과 폭력성 논쟁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 Study Finds No Long-Term Effects Of Violent Video Games On Empathy (http://www.ifl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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