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망원경 대상 시상식
제 1회 망원경 대상 시상식
  • 정기흥
  • 승인 2016.03.10 10:40
  • 조회수 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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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세계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이웃집과학자>가 주최하는 제1회 망원경 대상. 시상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본 시상식의 ‘제멋대로 규정’ 상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전파망원경들은 수상 후보에서 제외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먼저 축하 공연부터 함께 보시죠. 세계 최초로 과학자들이 부른 사랑 노래입니다. <엔트로피 사랑> 여러분 ‘과학과 사람들’을 힘찬 박수로 맞아 주세요!

 

 

가격 부문 

사회자) 본 시상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가격 부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망원경은 무엇일까요. 약 88억 달러, 원화 약 10조 333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그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지상이 아닌 우주로 쏘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제작뿐만 아니라 발사와 관련된 비용까지 포함됐습니다. 그래서 비쌉니다. NASA의 프로젝트로 대표적인 ‘금수저 망원경’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수상 소감 들어보시겠습니다. 

 

출처 : NASA
출처 : NASA

 

 

 

“우선 하느님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아. 뭐랄까요... 1996년 제가 처음 계획되었을 때부터 예산 문제로 계속 트러블이 있었는데 결국 이런 큰 상을 받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여러분 요즘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들이 많은데요... 네. 사실 저는 금수저가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제 잘못은 아니죠. 집안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는 것은 물질이 부족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좋은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저를 옥죄는 게 사실입니다. 이세돌 9단 같은 멘탈이 제겐 없거든요. 

사실 저는... 두렵습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하고요. 하지만 저를 믿어주시는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2년 후 2018년이면 제가 우주로 나가게 됩니다. 이 상에 부끄럽지 않게, 그 돈이 아깝지 않게 최고의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도록 약속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네, 아주 시원하게 본인이 금수저라고 인정하는군요. 부담감도 꽤 무겁게 느끼시는 것 같은데 이럴 때 보면 꽤 인간과 비슷하군요. 

자, 지상망원경 중에서는 10억 5500만 유로의 예산을 책정한 E-ELT 망원경이 가장 비싼 망원경에 등극했습니다.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프로젝트입니다. 유럽초거대망원경(European Extremely Large Telescope)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798개의 육각형 모양의 거울을 이어 붙여 하나의 거대한 거울을 만들 계획입니다. 고차원의 기술을 요합니다.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겠죠. E-ELT는 너무 육중한 몸 때문에 오늘 시상식에 참여하기 버겁다고 알려왔습니다. 


크기 부문 

사회자) 다음은 크기 부문입니다. 네. 눈치채셨나요? 앞서 지상망원경 중에서 제일 비싸다면서 말씀드렸죠?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망원경의 영광은 E-ELT 망원경이 차지했습니다. 

구경 39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합니다. 처음 42m로 계획되었다가 예산 문제로 수정된 크기가 이 정돕니다. 정말 대단하죠.

 

출처 : ESO
출처 : ESO

 

“상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와 세상에. 다른 후보들이 너무 쟁쟁해서 긴장 많이 했네요. 그래도 일단 크기 하면 제가 압도적이지 않습니까. 망원경이라는 입장에서 크기는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망원경의 크기라는 게 아무래도 빛을 모으는 거울의 크기를 얘기하는 건데, 사실 이 거울이 크면 클수록 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거든요. 저처럼 거대한 망원경은 작정하고 크게 계획된 경우라 앞으로 여러분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도 좀 생기고 그렇네요. 그렇지만 기왕에 이렇게 상까지 받은 만큼 여러분 기대 이상으로 멋진 우주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사회자) 네 소감 감사합니다. 아쉽게 1위의 자리를 놓쳤지만 쟁쟁한 후보들도 있습니다. 거대마젤란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 이하 ‘GMT’), 30m 망원경(Thirty Meter Telescope, 이하 ‘TMT’)입니다. GMT는 한국 천문 연구원도 참여한 프로젝트입니다. 8.4m크기의 거울 7개를 이어 붙여 구경 약 25m정도 규모의 망원경을 만들 계획입니다. 

TMT 역시 작은 거울을 이어 붙여 이름 그대로 30m 규모의 망원경을 만들 계획인데요. 지름 1.4m의 거울 492개로 만듭니다. 하와이의 마우나 케아 관측소에 설치됩니다. 

우주망원경 중에선 어떤 망원경이 가장 클까요. 지름 6.5m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입니다. 지상망원경과는 달리 지구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10m 가 채 되지 않는 크기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망원경 크기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크기의 우주 망원경을 제작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망원경

 

사회자) 자, 시상식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네요. 망원경의 핵심은 더 멀리, 더 선명하게 보는 것이겠죠. 그래서,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기기’ 부문 시상을 진행하겠습니다. 

영광의 1위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차지했습니다!! 우주망원경의 장점이 작용했습니다. 우주 먼지나 가스 등의 영향을 덜 받는 적외선을 관측하기 때문에 방해 없이 더 먼 곳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NASA

 

“감사합니다. 좀 전에 비싸다고 큰 상을 받았는데 이렇게 또 상을 받다니 ‘때댕큐’입니다. 지금 아직 허블우주망원경께서 현역으로 열심히 일하고 계신데요. 그분의 업적은 정말로 인류의 유산입니다. 존경스럽습니다. 너무 잘해주셔서 바통을 이어받는다는 사실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묵묵히 최선을 다 할 거고요. 이 상에 부끄럽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가장 큰 우주 사진을 찍은 망원경 

사회자) 오늘 제임스웹우주망원경 팀은 아주 그냥 경사가 났군요. 계속해서 망원경의 성능에 집중한 부문 시상 이어갑니다. 가장 커다란 우주 사진을 찍은 부문입니다. 우주가 거대한 만큼 얼마나 우주를 크게 담아냈는지도 중요하겠죠. 

현존하는 우주 사진 중 가장 큰 작품 찍은 부문. 바로 허블우주망원경이 입니다. 1990년 우주로 떠난 이래로 2015년 기준 100만 장 이상의 우주 사진을 우리에게 보내주었습니다. 이 상은 ‘공로상' 격도 될 것 같군요. 자, 허블! 수상 소감 말씀해주세요.

 

출처 : NASA
출처 : NASA

 

“에…(콜록 콜록).. 흠흠.. 아.. 제가.. 저.. 일을 .. 시작 한지도 어느새 26년이 되었네요.. (콜록).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어컥컿켘 (콜록) 아 죄송합니다. 아... 그..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지요??.. 흠... 에.. 그러니까..” 

사회자) 네 수상자께서 연로하신 관계로 수상 소감은 이만 마치겠고요. 대신 수상자이신 허블우주망원경께서 촬영하신 세계에서 가장 큰 우주 사진을 함께 보실까요?

 

출처 : Huffingtonpost
출처 : Huffingtonpost

 

이 사진은 극히 일부분으로 온라인 툴을 이용하여 원본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은하를 찍은 사진으로 무려 46조 픽셀에 달한다고 합니다(원본 사진 보기). 46조 픽셀은 55인치 크기의 삼성 SUHD TV 약 550만 대 분량입니다. 면적으로 치자면 약 4,895km2로 여의도의 약 1687배입니다. 정말 우주는 어마어마하죠. 우주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기술력도 대단하고요. 다시 한 번 그간 수고해주신 허블우주망원경께 박수 주세요! 

가장 먼저 만들어진 망원경 

사회자) 가장 먼저 만들어진 망원경은 무엇일까요. 이 발명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주 관측도 힘들었을 겁니다. 세계 최초의 망원경! 1608년 네덜란드의 한스 리퍼세이가 발명한 굴절망원경입니다. 안경점을 운영하던 그는 굴절 렌즈를 이용하여 최초의 망원경을 만들었죠. 이후 갈릴레이가 이 망원경을 보완하여 천체 관측에 최초로 이용했습니다.

 

출처 :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4yto&articleno=15721484
출처 :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4yto&articleno=15721484

 

“.......” 

아쉽게도 최초의 망원경도, 리퍼세이 씨도 이미 세상을 떠나신 후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류의 막대한 발전에 그들이 큰 기여를 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두 분다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계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시상식을 휩쓴 거대 망원경 

이번 시상식의 화두는 ‘크고' ‘비싼' 망원경들의 활약입니다. 망원경의 원리 상 더 큰 망원경이 더 많은 빛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더 멀리, 더 선명하게 보려면 망원경의 크기가 커져야 하는 것이죠. 

우주를 관측하는 망원경이 멀리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옛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빛이 우주 공간을 날아와 우리에게 관측되는 데 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됩니다. 10만 광 년 떨어진 별을 관측한다면 그 별의 빛이 10만 년 걸려 날아와 우리에게 보인 것입니다. 

우주의 시작을 알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더 큰 망원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멀리 볼 수 있는, 그래서 더 오래전 모습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죠. GMT, TMT, E-ELT 등의 망원경은 2020 ~ 2022년 사이에 완성될 예정입니다. 그때엔 우주의 기원에 대한 비밀이 풀릴 수 있을까요? 제2회 망원경 시상식에서 그 결과물에 대한 시상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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