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초기에는 차세대 우주망원경(NGST, Next Generation Space Telescope)으로 불렸습니다. 2002년에는 나사의 2대 국장이자 아폴로 계획을 주도했던 제임스 E. 웹(James E. webb)의 이름을 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지난 2월 5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주요 부품인 거울이 모두 설치됐습니다. 은퇴를 앞둔 허블우주망원경을 대신해 출격할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는 겁니다.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라
이 망원경은 아주 오래전 우주의 모습을 관측하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먼 거리의 별에서 출발한 빛은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합니다. 예를 들어 망원경이 10만 광년 떨어진 별을 관측합니다. 그 별의 빛이 망원경에 도착하기까지 10만 년이 걸렸다는 말입니다. 그 별의 10만 년 전 모습을 관측한 것이죠. 따라서 더 먼 거리를 관측할 수 있다는 말은 곧 더 오래된 우주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NASA에 따르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빅뱅 이후 우주에 처음 빛이 생긴 시기부터 우주 진화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초기 은하의 모습도 관측할 수 있을 겁니다. 은하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겠죠.
또한 별의 탄생 초기 모습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별은 보통 가스나 먼지 같은 우주 물질들이 밀집한 성운의 안쪽에서 탄생합니다. 가스와 먼지 덩어리로 가득 차 있죠. 제임스웹우주 망원경은 기존의 허블우주망원경과 달리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을 관측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 자세하고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적외선은 가스, 먼지 등의 방해를 덜 받기 때문입니다. 태양계 같은 행성계가 우주의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외계 행성에 대한 비밀도 밝혀 내고자 합니다. 외계 행성이 내뿜는 적외선을 직접 관측하기 때문인데요. 기기에 외계 행성의 대기를 연구할 수 있는 장비와 센서를 장착해 대기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외계 생명체 탐사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라그랑주 점에서 우주를 보다
망원경은 지상에서 150만 km까지 날아갑니다. ‘라그랑주 점’입니다. 라그랑주 점은 두 개의 큰 천체가 중력의 균형을 이루는 지점입니다. 망원경은 이 지점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위치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L1에서 L5까지 5개의 지점이 있죠.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L2 지점에 위치하며 허블우주망원경보다 더 먼 곳에서 우주를 관측합니다.
L2 지점에 진입하여 궤도를 돌기 시작한 망원경은 우주를 적외선을 통해 관측합니다. 적외선을 잘 반사하는 금으로 반사경을 코팅한 이유입니다. 빛은 이동하는 거리가 길수록 파장이 길어져 적외선으로 변합니다. 허블우주망원경보다 훨씬 먼 거리를 관측하고자 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서는 적외선을 탐지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더 크게, 더 가볍게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지름 6.5m의 반사경(망원경에서 빛을 반사하여 한 지점으로 모으는 역할을 하는 거울)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허블우주망원경(2.4m)의 2.7배 입니다. 망원경은 반사경이 넓을수록 성능이 높아집니다. 나사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허블우주망원경에 비해 약 7배 이상의 집광력과 2배 이상의 분해능을 가진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지름 6.5미터 크기의 반사경을 우주선에 실어 나르기 어렵습니다. 이에 개발자들은 반사경을 접어서 우주에 보낸 뒤 궤도에 진입하면 펼치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이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반사경은 6각형의 거울 18개로 분할해 만들어졌습니다.
크기는 크지만 무게는 덜 나갑니다. 약 6.2톤으로 허블우주망원경(12.2톤)의 절반 수준입니다. 비밀은 거울의 뒷면에 있습니다.
속이 빈 뼈대를 만들어 그 위에 거울을 붙이는 겁니다. 뼈대는 ‘베릴륨’이라는 금속을 사용했습니다. 가볍고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변형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낮은 온도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금속은 중요합니다. 망원경 자체에서 내뿜는 적외선이 관측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약 영하 233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태양의 빛과 열이 관측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가림막과 냉각기를 장착합니다.
제작과 시험을 거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2018년 10월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예정입니다. 발사 장소는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