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타격대] 터널 괴담, 사실일까?
[음모론타격대] 터널 괴담, 사실일까?
  • 정기흥
  • 승인 2016.04.15 23:20
  • 조회수 52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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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죽음의 터널’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2003년 완공된 약 3km의 레포르토보 터널(Lefortovo tunnel)이 있습니다. 이 터널은 ‘죽음의 터널'로 불립니다. 터널에서 많은 사고가 났기 때문입니다. 이 장소가 유명해진 이유는 또 있습니다. 특정 구간에서만 사고가 난다는 겁니다. 이러한 점들은 괴담으로 증폭됐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단순한 접촉사고가 아니라 큰 사고들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문의 연쇄 사고 후 현지에서 “운전자가 귀신을 목격했다", “터널에 진입할 땐 없었던 수십 개의 손자국이 터널을 나온 후 유리창 안쪽에 찍혀 있더라", “그 곳에서 사고를 당했던 원귀가 저승에 같이 갈 사람을 찾는 거라더라"는 등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급기야 스위스 매체 <20minuten>을 비롯한 외신에서 이를 다뤘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공동묘지 아래 ‘귀신 터널’

 

대만 원산구의 신하이 터널도 공포의 터널로 유명합니다. 특히 터널의 위쪽은 공동묘지가 있어 더욱 스산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터널 안 650m 지점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괴담이 형성되기에 알맞은 장소인 거죠. 현지에서는 ‘귀신 터널'이라 불립니다.

 

 

터널을 지나다 사고가 난 운전자중 몇몇은 터널에 귀신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러합니다. 운전중 갑자기 정체불명의 귀신이 터널에서 튀어 나와 급히 핸들을 꺾었고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또한 잘 듣고 있던 라디오에서 정체불명의 귀신소리가 들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영국의 유명 미스터리 사이트 <The world of paranormal>도 목격자들의 진술을 소개했습니다. 터널 중간 지점에서 바닥을 쓸고 있는 여성을 목격했고, 경적을 울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그녀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었다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진실은?

 

죽음의 터널엔 비밀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레포르토보 터널은 야우자(Yauza)강 밑을 지나갑니다. 강물은 터널천장의 틈으로 조금씩 새어 들어갑니다. 추운 날씨의 모스크바에서 물은 금방 얼어버리죠. 터널 내부 사고가 잦은 구간은 이처럼 노면이 얼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들이 큰 사고를 겪는 원인입니다. 이처럼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터널괴담도 사실은 ‘이유있는 사고’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만 귀신 터널은 진짜일까요. 이에 국내의 한 방송사는 대만을 방문하여 직접 라디오를 틀고 터널 안을 주행하며 실험해보았습니다. 실제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린다고 확인되었죠. 하지만 광운대학교 전파공학과 홍의석 교수는 터널 안 전파 수신상태가 불량해 여러 방송이 섞이며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방송에서 밝혔습니다. 이 터널 속 거듭되는 사고는 정체불명의 소리에 놀란 운전자들이 차선을 급히 변경하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등의 실수를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즉시 U턴 하세요” 고트하르트 터널

 

 

스위스 우리 지방에 있는 고트하르트 터널은 특이한 일화가 있습니다. 2009년부터 터널 내 불법 U턴 사고가 증가한 건데요. 운전자들은 입을 모아 “네비게이션이 ‘즉시 U턴하라'고 안내했다"라며 억울해 했습니다. 이에 스위스 경찰은 터널 CCTV 화면을 공개하며 운전자들의 주의를 요했습니다. 경찰은 네비게이션의 위성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링크)

 

국내에도 공포 터널 있다

 

강천터널 내부 네이버 로드뷰
강천터널 내부 네이버 로드뷰

 

경기도 여주 강천 터널은 ‘귀신 나오는 터널'로 유명합니다. 운전을 하고 있으면 터널 벽에서 흰 소복을 입은 귀신이 튀어 나와 차를 덮친다는 소문과 함께 말이죠. 소문은 실제 1990년 강천 터널 바로 앞 섬강교에서 일어났던 버스 추락 사고와 엮여 더욱 부풀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고대첵본부 집계를 보면 사망자는 26명이었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마성 터널도 공포 터널로 유명합니다. 소문은 유명세를 타 한 공포 웹툰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광해군 시대 한 가족이 역적으로 몰려 몰살당한 후 산에 매장되었는데, 그 자리가 지금의 마성 터널 자리라는 겁니다. 그 때 묻힌 어린 아이가 반쯤 썩은 모습으로 터널 안 운전자들 앞에 갑자기 나타난다고 하는군요.

 

도로교통공사 주말교통예보
도로교통공사 주말교통예보

 

그러나 위 내용들은 단지 유명세를 탄 괴담일 뿐 실질적인 근거 자료는 없습니다. 도로교통공사 자료를 보면 두 곳이 영동 고속도로의 통행량이 많은 지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점과 터널의 앞뒤로 갓길이 없다는 특성 때문에 사고가 잦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 현재로선 중론입니다.

 

괴담을 넘어

 

터널 안에서는 근거 없는 괴담에 위축되기 보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안전 운전, 방어 운전을 하는 습관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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