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미국의 망원경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망원경을 볼 수 있다?
  • 김영돈
  • 승인 2016.05.23 00:24
  • 조회수 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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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 천문대 1.8m 망원경,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 천문대 1.8m 망원경,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관측할 수 없는데 해야 한다면

 

천체 관련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기존 데이터 말고도 관측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 천문대 중 대표적인 곳은 보현산, 소백산 천문대가 있고 천문학과가 있는 대학엔 자체 천문대를 보유한 곳도 있죠. 하지만 연구를 위해 특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면 해외의 관측 시설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천체에 대한 24시간 연속 관측 같은 부분이죠. 이런 연구을 위해서는 아직 해가 뜨지 않는 지구 반대편에서 하늘을 관측해야 합니다. 해외의 천문대를 이용하려면 직접 비행기를 타고 가서 관측을 할 수도 있겠지만, 매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관측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원격 관측(Remote Observatory)입니다. 원격 관측이란 통신을 이용해 멀리있는 망원경을 이용하는 관측법입니다. 통신망을 이용해 망원경을 원격으로 조작할 수도 있고, 천체 좌표를 보내주면?현지 천문대의 관측원이 대신 관측해 주는 방법도 있죠. 간단히 말하면 미국 천문대에 설치한 망원경을 이용해 우리나라에서 낮에도 별을 보는 것입니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천문대, 출처 사진작가 권오철 블로그 http://blog.kwonochul.com/608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천문대, 출처 사진작가 권오철 블로그 http://blog.kwonochul.com/608

우리나라에서 미국 망원경으로 우주를

 

원리는 간단합니다. 해외 천체 망원경이 담아낸 우주의 모습을 현지에서 한국으로 전송합니다. 천문대에서 망원경을 운용하는 오퍼레이터가 국내 연구진이 주문한 좌표에 맞게 망원경을 움직여 줍니다. 좌표는 RA(Right ascension)와 DEC(Declination)를 사용합니다.


국내 연구진은 자신들의 연구실 스크린에 띄우고 사진을 분석할 수 있죠. 저장도 가능합니다. 망원경을 빌려준 쪽에 이용료를 지불하는데, 여기에 판권료도 포함돼 있거든요. 실제 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캘리포니아에 있는 Lick 3-m 망원경을 연구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원격관측을 이용해 자료를 자료를 받는 모습, 출처 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원격관측을 이용해 자료를 자료를 받는 모습, 출처 우종학 교수 페이스북

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켈리포니아 대학 릭 천문대의 시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3년 이상 원격 관측을 할 예정"이라며 "서울에서 그것도 낮 시간에 관측하니 무척 편합니다. 그래도 원격관측을 하려면 한 번은 천문대에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호주에도 각각 2002년과 2006년부터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이 원격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가 있습니다. 미국의 레몬산 천문대나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천문대도 원격 관측에 이용?가능한 천문대입니다. 

  

누가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레몬산 천문대의 위치,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레몬산 천문대의 위치,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국외 시설 이용을 위해 누구나 제안서를 보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 허가가 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연구진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레몬산 천문대를 예로 들면, 이용 신청 대표자가 대학의 전임 강사 이상 또는 연구 기관의 연구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천문연구원장이 인정하는 자에 한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016년 상반기 레몬산천문대 관측시간, 출처 레몬산천문대
2016년 상반기 레몬산천문대 관측시간, 출처 레몬산천문대

이러한 제한은 관측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레몬산 천문대는 해발 2,776m에 위치해 관측 가능한 날이?1년에 200일 이상입니다. 국내에 비해 관측 여건이 좋은 곳이죠. 따라서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지만 시간은 한정 되어 있어 심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죠. 레몬산 천문대의 경우 상반기(2월에서 6월)와 하반기(9월에서?이듬해 1월)로 구분하여 관측 일정을 배분한다고 합니다. 
 


칠레-호주-남아공으로 이어지는 24시간 천문대 

 

외계행성 탐색시스템이 설치된 남반구 관측소 모습(왼쪽부터 칠레, 남아공, 호주),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 탐색시스템이 설치된 남반구 관측소 모습(왼쪽부터 칠레, 남아공, 호주),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앞서 언급한?호주 남아공, 그리고 칠레의 천문대도 원격 관측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천문대들은 외계 행성?연구를 위한 곳으로 한국천문연구원에서 2015년에 KMTNet(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라는 원격 관측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합니다. 
 

칠레와 호주 남아공은 모두?남위 30도 근처에 일정한 경도 간격으로 위치합니다. 덕분에 날씨가 좋을 경우 남반구의 밤하늘을 끊임 없이 24시간 이상?쭉 관측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 은하 중심부 영역에 있는 수억 개의 별을 주로 관측합니다. 연구원들은 10분 간격으로 궁수자리 근처 영역을 모니터링 하며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외계행성을 찾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허블도 원격 관측 망원경이다

 

허블우주망원경, 출처 : NASA 공식 홈페이지
허블우주망원경, 출처 : NASA 공식 홈페이지

잘 알려진 허블우주망원경도 생각해보면 일종의 원격 관측 시스템입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610km 떨어진 상공을 97분에 한 번씩 공전하며 지상에 관측 자료를 전송하고 있습니다. 

조작하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지상의 천문대와 달리 허블우주망원경과?지상의 관제소는 전파를 통해 교신합니다. 망원경은 지정된 순서에 따라 관측을 진행하고, 지상의 관제소는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자료와 망원경의 상태를 보고하는 데이터를?보내면 이를 활용해?망원경을 조작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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