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디지털포럼, "자율주행자동차가 사고 내면 누구 책임인가?"
2016 서울디지털포럼, "자율주행자동차가 사고 내면 누구 책임인가?"
  • 김영돈
  • 승인 2016.05.29 10:20
  • 조회수 50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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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다녀오겠습니다”

 

참가 승인 메일이 왔다
참가 승인 메일이 왔다

서울디지털포럼2016(SDF2016) 참가 승인 메일이 왔더군요. PRESS. 반가웠습니다. 기자로 참가 신청을 했지만 저희가 워낙 신생 매체여서 승인 여부는 반신반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SDF는 SBS가 주최하고 올해로 13회를 맞은 행사입니다. 포럼에는 IT와 미디어, 과학, 엔터테인먼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옵니다. 2007년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2008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 2015년 반기문 UN 사무총장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연사들이 왔었죠.

 

SDF2016은 지난 5월 19일부터 이틀 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는 UC버클리의 스튜어트 러셀 교수, 온라인 교육 플랫폼 유다시티의 회장 세바스찬 스런, MIT 미디어랩의 케이트 달링 연구원 및 구윤모 삼성전자 전무 등 국내외 40인의 연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큰 주제는 ‘관계의 진화 - 함께 만드는 공동체’ 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달라지는 관계와 사회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죠. 

그중에서 ‘인공지능(AI)이 보편화되면 인간의 일상’에 대한 논의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두 권위자

 

강연을 마치고 진행자와 대담중인 세바스찬 스런(중앙)과 스튜어트 러셀(우측),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강연을 마치고 진행자와 대담중인 세바스찬 스런(중앙)과 스튜어트 러셀(우측),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많은 분들이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져올 변화가 궁금하실 겁니다.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되는데요, 이웃집과학자는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미래 모습에 견해 차이가 있어 주목받았습니다.

 

세바스찬 스런,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세바스찬 스런,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포럼 첫 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세바스천 스런 유다시티(온라인 교육 플랫폼) 회장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망했습니다. 구글 무인 자율 주행 자동차 프로젝트의 수장이기도 했던 그는 “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을 인공지능으로 진단해 치료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며 “이제는 누구나 인공지능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평등한 온라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튜어트 러셀,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스튜어트 러셀,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같은 주제로 강연에 나선 연사는 미국 UC버클리대의 스튜어트 러셀 교수였습니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답게 인공지능이 가져올 가치관 혼란과 고용 불안 같은 부정적 측면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셀 교수는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인공지능도 알아야 한다”며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서 소통이 중요함을 짚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가치 체계를 가르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계와 업계의 동상이몽

 

스런과 러셀의 기자회견,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스런과 러셀의 기자회견,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두 사람은 강연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가 사고를 낸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에 긴 시간을 할애해 토론 하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스튜어트 러셀,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기자회견 중인 스튜어트 러셀,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먼저 러셀 교수는 “책임은100% 제조업체에 있다”며 “자율 주행 자동차가 ‘가끔’ 저지르는 실수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운행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공지능은 특정 분야에 강점을 보이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판단이 필요한 영역은 아직 미숙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세바스찬 스런,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기자회견 중인 세바스찬 스런,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반면 스런은 누구의 책임인 지 분명히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율 주행 자동차는 나보다 운전을 더 잘한다”고 웃었습니다. 한 발 뺀 거죠. “사람의 방심으로 일어나는 대부분의 교통사고에 비해서 자율 주행 자동차가 하는 운전은 더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스런은 자율 주행 자동차가 인간의 실수로 일어나는 사고의 대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습니다.

 

만약 우리가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한다면

 

러셀 교수는 기자들에게 "터미네이터 사진은 넣지 말아달라" 부탁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공포를 감안한 농담이었죠. 실제 지난 2월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결과를 보고 누리꾼들은 진보한 기술에 대한 찬탄과 오싹한 두려움을 동시에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넣지 말라고 해서 넣어드렸습니다, 출처 영화 터미네이터2 갈무리
넣지 말라고 해서 넣어드렸습니다, 출처 영화 터미네이터2 갈무리

러셀은 이런 비유를 들었습니다. 어느 날 화성까지 인간을 보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됩니다. 인류는 화성 이주를 목적으로 수많은 자금을 투자했고 선발대를 화성에 보냈지만, 이주에 성공할 기술은 아직 없습니다. 돈을 들였기에 일단 이주선을 보내고 봤지만 이후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러셀 교수는 인공지능 개발이 이 일화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만약 우리가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한다면’이란 고민 없이 개발된 인공지능은 인류에게는 시기상조라는 겁니다.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바라는 점은 주어진 목표를 수행을 돕는 것이지만, 인공지능의 목표는 인간이 원하는 것과 다를 수 있으니까요.

 

강연중인 세바스찬 스런,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강연중인 세바스찬 스런, 출처 SDF 2016 공식 홍보팀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은 언젠가 개발될 것입니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 어떤 모습일지는 전문가들도 잘 모릅니다. 다만 지금까지 인간이 발견한 기술과 다른 수준의 파급력을 지닌다는 건 예상할 수 있죠. 아직 생소하지만 '로봇 윤리'나 'AI 조례' 같은 인공지능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간과 인공지능

 

폐회식, 출처 SDF 2106 공식 홍보팀
폐회식, 출처 SDF 2106 공식 홍보팀

오후 일정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며 ‘만약 인공지능이 기사를 쓴다면 오늘 행사는 어떻게 기록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P 통신은 2014년부터 이미 기업들의 실적 발표 같은 기사는 모두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있으니까요. 수치를 이용한 단순한 내용의 기사에 국한되어 있지만, 언젠가 스스로 생각하고 기사를 쓰는 인공지능 기자도 등장할지 모르겠군요. 그때가 되면 인공지능과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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