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화산이 우주에
거대한 ‘얼음’ 화산이 발견됐습니다. <Nature>의 9월 1일 보도에 따르면 거대한 얼음 화산이 왜소행성 세레스(Ceres)에서 포착됐습니다. NASA의 소행성 탐사선 Dawn은 2015년 3월에 발사돼 세레스의 궤도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세레스는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왜소행성 중 하나입니다. 위치는 화성과 목성 중간에 있는 소행성대(asteroid belt) 입니다.
세레스의 지면 온도는 영하 113도입니다. 행성 자체가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Ahuna Mons는 세레스의 유일한 산인데요. 높이가 4km이고 폭이 17km입니다. 크기가 에베레스트산의 절반 정도 되는 셈입니다.
거의 확실해
태양계에서 얼음 화산을 발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과 2015년에 토성의 달 타이탄과 명왕성에서도 얼음 화산이 관측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는 얼음 화산이라고 추정만 됐을 뿐이었습니다. 이번 관측은 이미지 화질이 더 좋고 가까이서 찍혔기 때문에 더 확실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얼음 화산은 종상 화산에 해당합니다. 산의 정상이 돔 모양을 띠는 게 특징이죠. 이 화산은 대체적으로 용암이 위로 뿜어져 나오지 않고 조용히 지면으로 스며나옵니다. 화구가 메워져 화구 없는 용암돔을 만드는 식입니다.
참고로 화산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국의 <Internet Geography> 분류에 따르면 분화구 주변이 돔 모양을 띠는 종상 화산(domed volcano)과 성층 화산이 몇 개 겹쳐져 형성된 복식 화산(composite volcano), 방패 모양의 순상 화산(shield volcano)을 들 수 있습니다.
복식 화산은 성층 화산이 여러 개 겹치면서 높고 가파른 모양입니다. 폭발성이 크고, 끈적거리는 용암이 느리게 흘러 멀리 못가 굳는데 이런 작용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순상 화산은 높이가 낮으며 완만한 경사를 이룹니다. 폭발성이 복식 화산보다 약합니다. 용임이 물 같이 묽고 빠른 속도로 흘러나와 비교적 멀리 퍼져서 그렇습니다.
세레스의 얼음 화산과 그 모양새가 유사한 화산이 일본에 있습니다. 홋카이도의 쇼와신산입니다. 용암이 굳어 화산 입구가 메워졌죠. 대표적인 종상 화산 형태로 세레스 화산 또한 모양이 이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차이점은 세레스 얼음 화산이 용암 대신 염류 등이 섞인 물을 분출한다는 겁니다. 연구진은 'cryomagma'라는 용어를 쓰는데요. 점성이 높고 여러 물질이 섞인 얼음 용암입니다. 우리 말로는 '차가운 마그마' 정도로 옮길 수 있겠습니다.
세레스의 Ahuna Mons에서 나오는 차가운 마그마는 분출 즉시 얼어버려 산 윗부분에 얼음 돔을 형성합니다. NASA 연구자들은 이 돔을 보고 Ahuna Mons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레스 얼음 화산이 화산이 아닐 수도 있다며 이견을 제시합니다. 산 바로 옆에 크레이터가 있기 때문에 돔이 외부 충격으로 생겼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NASA 연구자들은 Dawn 탐사선이 계속해서 세레스를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왜소행성의 복잡한 지질이 차차 밝혀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원문참조: 'Giant ice volcano spotted on dwarf planet Ceres' <Nature>
대학생 기자단 배윤경 (cbae96@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