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세 가지만 기억해!
노벨상, 세 가지만 기억해!
  • 김영돈
  • 승인 2016.09.30 22:05
  • 조회수 1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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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노벨상 시상식, 출처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
2014년 노벨상 시상식, 출처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

논란이 없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노벨상이 세계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임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역대 수상자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나 마리 퀴리, 에르빈 슈레딩거, 이반 파블로프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저명한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일본의 카지타 타카아키라는 물리학자가 중성미자의 진동을 발견한 공로로 물리학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과학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었죠. 

올해 노벨상의 주인공은 언제 발표될까요. 노벨 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10월 3일 의생리학(Physiology or Medicine) 부문을 발표하며 시작합니다. 이어 물리학 그리고 화학, 평화, 경제학 순서로 올해의 수상자가 발표되는데요. 우리 시간으로 현재(9월 30일) 문학 분야는 발표 일자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노벨상을 기다리며 ‘알고 있으면 노벨상 뉴스가 더 재밌어질’ 몇 가지 사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수학' 부문이 없다

발명가이자 과학자였던 노벨이기에 당연히 수학 분야가 포함됐을 것 같지만 아닙니다. 노벨은 1895년 숨을 거두며 ‘유산에서 나오는 이자를 인류를 위해 최대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라’고 유언했습니다. 노벨 재단이 공개한 그의 유언장을 보면 물리학, 화학, 의생리학, 문학 그리고 평화에 기여한 사람에게 상을 주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노벨 재단은 수학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노벨상에 대한 담론을 모아 놓은 해외 사이트 Nobel Prize Internet Archive 같은 곳을 보면 왜 노벨 수학상이 없는 것인가에 대한 누리꾼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노벨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예스타 미타그레플레르라는 수학자가 수학상을 받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사랑했던 여인이 수학자의 길을 선택해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멜로 같은 의견 등 여러 추측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근거가 부족한 추측일 뿐입니다. 왜 수학 분야가 빠졌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유언을 남긴 노벨 뿐이겠죠. 

다행히 수학엔 필즈상이나 아벨상처럼 노벨상이 아쉽지 않은 권위를 지닌 상이 있어 수학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 '경제학상'은 노벨 재단에서 안 준다 

우리가 흔히 ‘노벨 경제학상’이라 말하는 분야는 일반 노벨상과 다릅니다. 이 분야의 상금은 노벨 재단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의 공식 명칭은 '노벨을 기념하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주는 경제학상(The 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입니다. 

경제학 분야만 이렇게 다른 이유는 ‘수학상’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노벨 재단 공식 홈페이지는 ‘노벨의 유언에 경제학 분야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명시해두고 있습니다. 
상금의 출처가 다를 뿐 노벨상으로서의 권위에는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수상자를 심사하는 기관이 기존 노벨상과 같은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기 때문이죠.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제학상은 물리학상, 화학상 등을 선정하는 절차와 동일하며 시상식에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참석한다고 합니다. 수상자를 상징하는 금메달과 상장 그리고 800만 크로나(한화 약 10억 2,500만 원)인 상금 규모에도 차이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노벨 경제학상’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네요. 

 

3. 죽으면 받지 못한다던데?

랠프 스타인먼 박사, 출처 록펠러대학 홈페이지
랠프 스타인먼 박사, 출처 록펠러대학 홈페이지

이 세상 사람이 아님에도 수상한 사람 두 명이 있다고 합니다. 노벨 재단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첫 번째 주인공은 1931년 문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시인 에리크 악셀 카를펠트였습니다. 두 번째는 1961 노벨 평화상을 받은 유엔의 제 2대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였죠. 당시에는 사망한 사람이 최종 수상자가 됐을 경우를 대비한 별다른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974년 노벨 재단은 “죽은 사람은 노벨상의 수상자로 선정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합니다. 죽은 사람이 위대한 업적으로 상을 받는다면 새로운 학자들이 수상자가 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1년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여졌습니다. 또 한번 사자(死者)가 수상자로 선정된 겁니다. 의학상 분야의 랠프 스타인먼 박사였습니다. 랠프 박사는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법을 발견해 수상자 후보에 올랐습니다. 저승에서 말이죠. 수상자 발표 사흘 전 랠프 박사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그의 죽음을 미처 전해 듣지 못하고 랠프 박사가 포함된 명단을 발표해버렸습니다. 

그의 수상은 결국 무효가 됐습니다. 구체적인 수상 관련 규정 때문입니다. 일단 수상자로 선정되면 범죄나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수상이 취소되지 않습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1년 안에 상장과 메달을 찾아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랠프 박사가 상장과 메달을 찾으러 올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결국 랠프의 수상은 무효로 종결됐답니다. 


2016 노벨상 관전 포인트

CNN은 지난 2015년 노르웨이의 평화연구소의 크리스티안 베르크 하프비켄 소장과 유명 배팅업체 벳페어의 관측을 토대로 2016년 노벨상을 전망했습니다. 유력 후보 열 명 중에는 유럽 난민 유입 문제를 인도적으로 대처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첫 비유럽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는 올해 초 중력파를 발견한 킵 손 칼텍 명예교수가 유력합니다. 해마다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이 얼마나 인용됐는지 등을 종합해 연구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톰슨 로이터는 지난 9월 21일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를 실제로 입증하는 데 기여한 킵 손 교수 등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후보를 추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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