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주인공 오로라처럼 깊은 잠에 빠지는 희귀병이 존재합니다. 클라인 레빈 증후군(Kleine-Levin syndrome, 이하 KLS)인데요. 오래 잠들어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증후군(Sleeping Beauty syndrome)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잠드는 기간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KLS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치명적인 병입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의 일부가 잠 때문에 없어지는 셈이니까요. 정확한 환자 수는 알려지 있지 않지만, 프랑스의 KLS National Reference Center 소속의 Isabelle Arnulf 박사는 백만명 중 3명이 'Sleeping Beauty syndrome' 환자임을 2015 KLS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과도한 잠에 빠지다

KLS Foundation에 따르면 클라인 레빈 증후군은 청소년기 질병입니다. 가끔 청소년기 전후로도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KLS 환자들에겐 잠자는 ‘에피소드’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환자들이 잠들어 있는 기간을 학계나 환자들 사이에서는 에피소드라고 부릅니다. 하루에 12시간에서 24시간 정도 잠듭니다. 중간에 몽유병 환자처럼 일어나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갑니다.
수면 에피소드에 빠져 있지 않을 때 환자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합니다. 물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못합니다. KLS Foundation은 KLS 증후군이 대략 10년간 이어지며, 시간이 지나 없어진 후에도 중년기에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세계적인 희귀병 시민단체 Global Genes는 이 수면 에피소드가 1년에 2번에서 최대 12번까지 찾아올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의 주기적인 에피소드가 끝나면 환자들은 잠 들었던 기억 없이 다음날이라고 생각하고 깨어납니다.

불확실한 원인, 효과 낮은 치료법
KLS는 뇌의 신경질환으로 여겨집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소속인 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orders and Stroke (NINDS)는 클라인 레빈 증후군이 식욕을 담당하는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와 잠을 관리하는 시상(thalamus)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진 못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완전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현재로선 리튬을 비롯한 우울증 치료제와 모다피닐(modafinil)과 같은 잠을 억제하는 약이 처방되는 정도입니다. KLS Foundation과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공동 연구 자료를 보면 치료 효과가 그나마 높은 게 리튬인데요. 병을 완화시키는 정도는 고작 전체의 20% 수준이라고 합니다.
대학생 기자단 배윤경(cbae96@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