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빌딩을 나무로 지으려는 추세가 세계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의 British Columbia 대학 캠퍼스에 들어선 18층 기숙사 건물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재 빌딩으로 주목 받습니다. 아직 완공은 안 됐고 마무리 작업 단계라고 합니다.
어떻게 짓나
목재는 철이나 콘크리트보다 약합니다. 뒤틀리거나 썩기도 하고 불에 잘 탑니다. <Science>에 목재 빌딩 기사를 기고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Warren Cornwall에 따르면 목재의 조직 세포는 수분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방출하는데요. 이 때 10% 씩이나 부풀어 오르거나 오그라듭니다.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1990년대 유럽에서 개발된 기술이 있습니다. Cross-laminated timber, 이하 CLT 기술인데요. 합판을 수직으로 번갈아가며 포개어 붙이는 방법입니다. 위 사진과 같습니다. Wood Skyscrapers에서 가져온 사진인데요. 목재로 고층 건물을 세우는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나무를 수직으로 층층이 쌓기 때문에 휘지 않게 고정되고 내구성이 높아진다고 Cornwall 기자는 말합니다.British Columbia 대학의 기숙사를 예로 들어보죠. 이 빌딩에 쓰이는 목재는 합성 제작된 나무 부품들을 모아 만든 겁니다. 일반 목재를 쓸 때 보다 튼튼하고 내화력, 즉 불에 견디는 능력이 강합니다. 각 층과 기둥 같은 구조적 요소들도 거의 다 합성 목재로 제작합니다.
다른 재료가 아예 안 쓰이는 건 아닙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 용 중심부 통로 2개, 건물 터에는 철근 콘크리트가 쓰입니다.
왜 굳이 나무를 쓰나?
우선 목재는 재생 가능한 자원입니다. 탄소를 격리시키는 역할도 하죠. 미국의 Department of Energy에 의하면 탄소 격리(carbon sequestration)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포착해 저장하는 것입니다. 탄소 격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지는데요. 건설업에 필요한 나무를 베고 새로 자라나는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탄소를 격리시켜 환경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뉴질랜드의 University of Canterbury는 콘크리트나 철로 지은 빌딩에 비해 나무 소재인 빌딩이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을 3분의 1만큼 적게 남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생명과학대사전은 탄소 발자국을 '어떤 주체가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이나 또는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지를 양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개인 또는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인 것이죠. Journal of Sustainable Forestry는 건설업에서 철을 목재로 대체시키면 이산화탄소 배출랑이 15%에서 20% 가량 줄어든다는 연구 발표도 한 바 있습니다.
CLT는 구조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가 높습니다. 빠른 작업과 적은 폐기물 배출, 디자인이 유연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과 안전 테스트 결과가 다량 쌓이진 않았습니다. 목재 고층 빌딩이 오로지 목재로만 지어지진 않는 이유입니다. 강철과 콘크리트를 적정 비율로 함께 사용해 목재 건물의 안전성을 높여줍니다.
녹색 건축을 향해
밴쿠버의 건축가 Michael Green은 <Science> 인터뷰에서 “목재 건설업이 현재 초기 단계에 있지만 발전 중”이라 말했습니다. 최근 새삼 주목받고 있는 목재를 “새로 시작되는 혁명” 이라고까지 비유했죠. 나무로 만든 ‘녹색 빌딩’들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채우게 될 날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기사는 <Science>의 'Would you live in a wooden skyscraper?'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학생 기자단 배윤경 (cbae96@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