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쥐도 남의 고통 느낄 줄 알아
충격! 쥐도 남의 고통 느낄 줄 알아
  • 강지희
  • 승인 2016.11.09 15:40
  • 조회수 47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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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아픔에 공감한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드라마 <다모>에서 남자 주인공이 길라임.. 아니, 하지원이 분한 극중 여주인공에게 건넨 대사입니다. 한 때 유행어였죠. 로맨틱한 분위기도 한 몫 했지만 이면에는 인간 만이 발현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자리합니다. 그런데 ‘쥐’도 사람처럼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요. 쥐들은 같은 공간에 있는 쥐가 통증 등의 고통을 겪으면 같이 고통에 민감해진다고 합니다. 


같이 있으니 멀쩡한 쥐가 '몸부림' 

캐나다 University of California의 연구원 Dale J. Langford와 McGill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 Jeffrey S. Mogil 박사는 몇 가지 조건 안에서 쥐들이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연구진의 논문 <Social Modulation of Pain as Evidence for Empathy in Mice>을 보면 쥐들에게 아세트산을 주사했습니다. 쥐들은 고통에 몸부림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는데요. 

연구진은 세 가지 실험군을 준비했습니다. 한 실험군은 쥐에게 아세트산을 주입한 후 아예 혼자 둬 고립시켰습니다(Isolated). 다른 하나는 두 마리의 쥐를 같은 방에 두는 대신, 한 마리의 쥐에만 아세트산을 주입했습니다(One writhing, OW). 마지막 하나는 두 마리의 쥐에 아세트산을 주입하고 같은 방에 뒀습니다(Both writhing, BW). 

출처 - 논문 Social Modulation of Pain as Evidence for Empathy in Mice
출처 - 논문 Social Modulation of Pain as Evidence for Empathy in Mice

실험 결과 같은 방에서 아세트산을 맞은 두 마리의 쥐가 한 방에서 혼자 고립된 쥐보다 더 높은 수치의 몸부림을 보였다고 합니다. 위 그림의 그래프 A는 같은 방에서 아세트산을 맞은 두 마리의 쥐들이 다른 방에 혼자 격리된 쥐보다 더 격한 몸부림을 보였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그래프 B를 바탕으로 낯선 개체보다 익숙한 동료와 같은 방에 있을 때 고통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말합니다. 그래프 C와 D에서는 개체들끼리 같은 방에 더 오래 있을수록 고통 민감도가 더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포틀랜드에 있는 Oregon Health and Science University의 행동 신경과학자 Andrey Ryabinin 박사도 비슷한 실험으로 쥐들이 고통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출처 - 논문 Social transfer of pain in mice
출처 - 논문 Social transfer of pain in mice

연구진은 쥐들이 고통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를 역치를 통해 측정했는데요. 여기서 역치란 반응이 일어나는 최소한의 크기를 말합니다. 역치값이 작을수록 쥐들이 통증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 그림에서 그래프 B와 C는 실험에 참여한 쥐들의 역치값을 통계로 나타낸 것 입니다. 그래프 B는 실험군 쥐에게 면역 물질을 주사한 쪽의 결과를 나타냅니다. 그래프 C는 실험군 쥐에게 모르핀 금단 증상을 유도한 쪽 결과인데요. 두 그래프는 같은 방에서 지낸 쥐들을 Co-housed, 다른 방에서 격리된 쥐들을 Separate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실험 결과, 두 그래프 다 같은 방에서 지낸 쥐들이 다른 방에서 격리된 쥐들보다 더 낮은 역치값이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쥐들이 함께 있을수록 고통 민감도가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다른 쥐로 인해 다른 쥐 또한 더 큰 고통을 느꼈다는 겁니다. 그 역도 성립하겠죠. Ryabinin 박사와 연구진은 이 실험 결과를 논문 <Social transfer of pain in mice>에 저술했고 Science Advanced에 발표했습니다. 


고통을 공유하는 이유는 시각? 후각? 

그렇다면 쥐들이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는 수단은 무엇일까요? 시각 또는 후각이라는 두 의견이 대립합니다. 

먼저 시각 때문이라는 의견입니다. 캐나다의 McGill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 Dale J. Langford와 Jeffrey S. Mogil 박사는 논문 <Social Modulation of Pain as Evidence for Empathy in Mice>에서 고통 없는 쥐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쥐를 ‘시각적으로’ 바라보면서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출처 - 논문 Social Modulation of Pain as Evidence for Empathy in Mice
출처 - 논문 Social Modulation of Pain as Evidence for Empathy in Mice

연구진들은 쥐들마다 각각 후각, 청각, 수염, 시각을 없애 4가지의 실험군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세트산을 주입해 쥐들의 몸부림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림의 그래프A와 같이 시각을 잃은 쥐가 대조군과 다른 감각을 잃은 쥐들과 유난히 다른 결과를 보이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연구진들은 시각을 잃은 쥐들을 바탕으로 다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러자, 시각을 잃은 쥐가 대조군 쥐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의 몸부림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림의 그래프 B를 보면, 시각을 잃은 실험군 쥐가 대조군 쥐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관찰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Oregon Health and Science University의 행동 신경과학자 Ryabinin박사의 의견은 다릅니다. Ryabinin 박사는 쥐들이 '냄새를 맡음으로써' 그들이 서로의 고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Ryabinin 박사는 통증이 있는 쥐의 우리에서 침구를 제거하고 통증이 있는 쥐의 냄새가 베인 그 침구를 대조군의 쥐들이 있는 방에 넣었습니다. 대조군 쥐는 고통 민감도가 증가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Ryabinin 박사는 이를 통해 냄새가 전령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 기사는 <Science>의 기사 ‘Mice feel each other's pain’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학생 기자단 강지희(jihee0478@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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