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년 전 맥주가 좀비 되어 돌아와?!
220년 전 맥주가 좀비 되어 돌아와?!
  • 배윤경
  • 승인 2016.12.19 18:00
  • 조회수 8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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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년 전 맥주 발견

사진 출처: Catalyst
사진 출처: Catalyst

1797년 호주의 Tasmania 섬 북쪽에 위치한 Preservation Island에서 Sydney Cove라는 배가 폭풍으로 침몰했습니다. 이 배는 인도 Calcutta에서 오늘날 호주의 Sydney인 Port Jackson으로 항해 중이었는데요. 1977년 이 난파선이 Preservation Island의 해변가에서 발견됩니다. 그리고 1990년대에 해양 고고학자들이 이 배를 인양합니다.

 

Sydney Cove 난파선에서는 각종 사치품을 비롯해 26개의 맥주병이 발견됩니다. 와인, 브랜디와 증류주인 스피릿 병도 같이 있었습니다. 배를 인양하는 데 기여한 해양 고고학자 Mike Nash는 배의 상태가 “공기가 전혀 침투하지 못하는 온전한 봉인 상태였다”고 <ABC> 뉴스에 말했습니다.

 

몇몇 맥주병에는 아직 내용물이 들어있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병들 중 하나를 개봉해 내용물을 2개의 샘플로 만들어 호주 Launceston, Tasmania에 있는 Queen Victoria 박물관에 나머지 구조품들과 함께 보관시킵니다.

 

맥주를 되살려내다

220년 된 맥주병, 사진 출처: Catalyst
220년 된 맥주병, 사진 출처: Catalyst

올해 6월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화학자 겸 수집품 보존자 David Thurrowgood가 Queen Victoria 박물관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저장소에서 Sydney Cove 배의 맥주병들을 찾아냈습니다. 아직 맥주가 들어있는 걸 본 Thurrowgood은 이스트(yeast, 효모)가 안에 살아 들어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했습니다. 이스트는 맥주, 빵, 포도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단세포 생물이죠.

 

<ABC> TV의 과학 수사 시리즈 <Catalyst>를 보면 Thurrowgood은 맥주병 안의 이스트를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를 재생산할 생각을 이 때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2015년 11월 호주, 벨기에,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각의 최고 과학자들에게 연락해 함께 연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스트 샘플 5종, 사진 출처: Live Science/David Thurrowgood
이스트 샘플 5종, 사진 출처: Live Science/David Thurrowgood

개봉 하지 않은 병에는 살아있는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20년 전 배가 인양될 때 먼저 추출됐던 샘플들을 통해 살아있는 이스트와 박테리아를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 이스트를 활용해 220년 전의 맥주를 새로 제조하게 된 겁니다.

맥주 샘플의 이스트 세포, 사진 출처: Live Science/David Thurrowgood
맥주 샘플의 이스트 세포, 사진 출처: Live Science/David Thurrowgood

이스트 미생물의 DNA를 분석한 결과 난파선 맥주는 옛 유럽의 수도원들에서 만들어졌던 Trappist 에일 맥주와 흡사하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2016년 11월 현재 5종의 이스트 미생물을 되살렸고, 몇몇 종의 박테리아도 맥주병에서 얻어냈습니다. 산업혁명 전 유럽 사람들의 식습관을 알아내는 데 귀한 단서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과주 같은 맛

Preservation Ale, 사진 출처: abc.net.au
Preservation Ale, 사진 출처: abc.net.au

Thurrowgood은 난파선이 발견된 지명을 따서 맥주 이름을 Preservation Ale이라고 짓습니다. 연구실에서는 이 특정 맥주가 몇 통씩 만들어졌고, 사과주와 유사한 특유의 달달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난파선의 이스트로 맥주 뿐 아니라 빵도 만들었습니다. Sydney Cove 배에서 같이 발견된 와인병 속 미생물들도 분석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Preservation Ale을 상업화 시킬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연구자들은 이에 따른 이윤을 Queen Victoria 박물관의 자금으로 돌려 소장 중인 중요한 유물들을 보존하는 데 쓰고자 합니다. <Live Science> 뉴스의 지난 11월 보도에 따르면 Thurrowgood은 미니 맥주 공장을 직접 설립할 여지도 있다고 하는군요.

220년 된 이스트로 만든 Preservation Ale과 빵, 사진 출처: Live Science/David Thurrowgood
220년 된 이스트로 만든 Preservation Ale과 빵, 사진 출처: Live Science/David Thurrowgood

한편, 단 하나의 미개봉 난파선 맥주병이 Queen Victoria 박물관에서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맥주’라는 타이틀을 지닌 채 전시되어 있습니다. Preservation Ale 다음으로는 덴마크의 Carlsberg 박물관에 있는 133년 된 라거(lager)가 제일 오래된 맥주라고 합니다.

 

학생 기자단 배윤경 (cbae96@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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