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 극단적(?) 성행위에 빠졌다
펭귄과 교미하기 위해 애써온 물개는 한 둘이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2006년 남극의 마리온 섬 (Marion Island)에서 킹 펭귄과 교미를 시도하려는 물개를 처음 목도했습니다.
물개의 이런 행위는 당시에 좌절하고 성적으로 경험 없는 물개가 착오를 일으켰을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 물개가 유독 공격적이고 밝히는 녀석이었다는 분석도 나왔었죠.
하지만 2014년 경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학계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남극물개가 킹 펭귄을 여러번 성희롱 했기 때문입니다.
프리토리아 대학 포유류연구소의 Nico de Bruyn 연구원은 "2006년 첫 성행위 발견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또 한 번 목격하게 되리라 생각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섬에서 정기적으로 야생 동물을 관찰하고 특이한 행동을 찾습니다. William A. Haddad와 de Bruyn이 이끄는 연구팀은 젊은 수컷 물개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분되지 않는 펭귄을 성적으로 희롱하고 강요하는 모습을 세 차례나 발견했습니다.
5분 쉬고 한 번 더... x ∞
물개가 펭귄을 범한 총 4건을 분석한 결과 일정한 패턴이 나왔습니다. 물개가 펭귄을 쫓아가 뒤에서 교미를 시도하고 잠시 5분간 휴식했다가 그 행위를 이어가는 식입니다. 정력이 대단합니다.
거사(?)가 끝나면 물개는 펭귄을 대부분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넷 중 한 녀석 정도는 자신이 교미한 펭귄을 죽여서 잡아 먹기도 했습니다.
물개나 바다 사자 같은 기각류(鰭脚類)들 사이에서야 이종교배가 종종 포착됐지만 이 경우는 특이하게 펭귄이라는 조류와 이뤄진 교미여서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왜 펭귄하고 할까?
과학자들의 추측은 이렇습니다. 어느 수컷 물개가 모종의 이유로 이 섬에서 펭귄과 교미를 했고, 이를 다른 물개들이 보고 배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de Bruyn은 물개가 학습 능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또 이런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수컷 물개들이 펭귄을 범하는 횟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물개가 어떤 목적으로 펭귄에 접근하는지 그 근원적 요인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아마도 펭귄들이 성적 움직임들을 실현하는 데 용이하고 다루기 쉽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de Bruyn은 펭귄을 범하는 물개들 대부분이 암컷 물개를 성적으로 무리 없이 다루기에는 덩치가 작거나 어린 녀석들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성적 좌절감을 펭귄에게 표출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펭귄을 암컷 물개로 잘못 인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