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은 식사를 10년 동안 한다?
블랙홀은 식사를 10년 동안 한다?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17.02.10 19:00
  • 조회수 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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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redits: NASA
Image Credits: NASA

10년동안 별을 괴롭히는 블랙홀

 

최근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별을 삼킬 때 나타나는 새로운 특징을 발표하였습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찬드라(Chandra X-ray Observatory)와 스위프트(Swift satellite) 그리고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턴(XMM-Newton) 등 다수의 엑스선(X-ray) 관측 위성 덕분입니다.

 

과거에도 같은 현상을 관측한 적이 있으나 이번엔 좀 더 특별합니다. 본래 블랙홀이 별 하나를 잡아먹을 때 그 시간이 아주 짧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 기대했던 시간보다 10배 이상 긴 수준입니다.

 

위에 언급한 3개의 엑스레이 망원경으로 "tidal disruption event(TDE)" 라는 현상을 촬영했습니다. TDE는 우리 말로 정확한 용어는 없지만 '조석 붕괴 현상' 혹은 '조수 분열 현상' 쯤이 되겠습니다. 중력 때문에 물체가 박살나는 현상이랄까요. 이번 관측은 우주를 떠돌던 가엾은 별 하나가 엄청나게 거대한 블랙홀을 만나 강력한 중력에 찢겨 파괴되는 경우입니다.

 

TDE 현상이 벌어질 때 별 대기의 일부는 빠른 속도로 우주 전역으로 흩어집니다. 또다른 일부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갑니다.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들은 고온의 상태가 되는데 이때 큰 에너지를 방출하고 우리는 이를 엑스레이 관측으로 볼 수 있습니다.

“Tidal Disruption Event,” 혹은 TDE의 상상도, 가시광 관측, 그리고 엑스레이 관측 사진 Image Credits : 상상도: CXC/M. Weiss; 엑스레이: NASA/CXC/UNH/D. Lin et al, 가시광: CFHT
“Tidal Disruption Event,” 혹은 TDE의 상상도, 가시광 관측, 그리고 엑스레이 관측 사진 Image Credits : 상상도: CXC/M. Weiss; 엑스레이: NASA/CXC/UNH/D. Lin et al, 가시광: CFHT

위 사진이 천문학자들이 말하는 TDE 상상도 입니다. 별이 블랙홀과 만나 파괴됩니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별의 일부는 붉은색으로 표현됐고요, 반대로 밖으로 날아가는 별의 일부는 푸른색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가시광과 엑스레이로 관측된 실제 모습도 함께 나타나 있습니다.

 

연구를 이끌었던 뉴 햄프셔 대학교의 한 연구원은 "우리는 오랫동안 지속된 별의 종말을 보았다"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TDE 관측이 계속 되었지만 이 경우처럼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별이 블랙홀의 제물이 된 것 같다는 비유도 나옵니다.

2005년 처음 발견

 

천문학자들이 강력한 엑스레이를 방출하고 있는 이번 천체를 XJ1500+0154 라고 명명했습니다. 작은 은하에 속해 있으며 지구로부터 약 18억 년 떨어져 있습니다.

 

이 천체는 찬드라 위성이 2005년 4월 2일 관측할 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XMM-뉴턴이 같은 해 7월 23일 관측할 때 처음 발견했습니다. 2008년 6월 5일 찬드라 위성이 관측을 시도했을 때 밝기가 가장 밝았다고 연구자들은 밝힙니다.

 

여러 관측 망원경들이 엑스레이로 오랫동안 관측할 자료를 바탕으로 천체의 밝기가 100배 정도 밝아진 것을 알아냈습니다. 찬드라 위성으로 정밀 관측한 결과 XJ1500+0154는 이 천체가 속한 은하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통상적으로 은하의 중심에는 초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이 자리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블랙홀로 흡수되면서 주변 물질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에딩턴 한계(Eddington limit)를 뛰어 넘는 다는 점입니다. 에딩턴 한계란 별과 같은 물체가 외부로 작용하는 복사 압력과 안쪽으로 작용하는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상태일 때 도달할 수 있는 최대 광도를 뜻합니다.

은하 중심 초거대 블랙홀 상상도. Image Credit : NASA
은하 중심 초거대 블랙홀 상상도. Image Credit : NASA

초거대 블랙홀 탄생과 연관?

 

연구의 공동저자인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의 제임스 연구원은 이 블랙홀이 관측할 때마다 급속도로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태양보다 2배이상 거대한 별이 블랙홀의 먹이가 된 것 같다고 합니다. 초거대 블랙홀이 연속적인 TDE 현상으로 쉽게 규모를 키운다는 결론이 중요한 결과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주 초기 약 10억 년 정도 일 때 태양보다 수백억 배 무거운 규모로 진화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정확한 모델링을 바탕으로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의 속도가 급속도로 줄어든다는 것을 예측했습니다. 결과적으로 XJ1500+0154의 밝기도 빠르게 어두워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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