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의 도깨비는 '불멸'의 몸을 갖고 있습니다. ‘불멸(不滅)’은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죠. 불멸은 우리 인간을 포함해 언젠간 죽음을 맞는 생명체들에게 머나먼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인 것 같은 데요.
나이를 거꾸로 먹는 홍해파리
홍해파리는 나이를 거꾸로 되돌려 불멸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National Geographic 뉴스 2009년 1월 29일 기사 <"Immortal" Jellyfish Swarm World's Oceans>에 따르면 홍해파리의 세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홍해파리의 근육세포는 신경세포나 생식세포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세포를 젊은 상태로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홍해파리는 굶주림이나 신체적 손상 등의 위기가 발생할 때 죽음을 택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세포들을 젊은 상태로 되돌립니다. 미국 뉴욕의 Brookdale University Hospital and Medical Center의 논문 <Turritopsis nutricula>에 따르면, 홍해파리는 죽기 직전 ‘Trans-differentiation’라는 독특한 사이클을 통해 세포를 ‘폴립(Polyp)’이라는 유생 상태로 되돌린다고 합니다.
"내 나이, 이렇게 돌린다"
Trans-differentiation의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홍해파리는 우산 모양의 몸통을 뒤집고 촉수와 중교, 그러니까 강장동물의 표층과 강장 사이에 있는 층을 흡수합니다. 몸을 뒤집은 해파리는 자신의 몸을 축소시켜 알을 만듭니다. 알 덩어리는 이틀 후에 주근(Stolon)을 증식하게 합니다. 그리고 주근은 해파리의 유생 상태인 폴립(Polyp)들을 형성합니다. 폴립들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어린 해파리가 된다고 합니다. 불멸, 참 쉽죠?
바닷가재 불멸?
바닷가재도 생물학적으로는 영원히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성체에 다다르면 성장을 멈춥니다. 하지만 2015년 6월 BBC 보도<The animals and plants that can live forever>를 보면 미국 바닷가재는 성체가 되어도 몸의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크기가 더 커지고 껍질이 더 단단해지는데요. 심지어 다리가 하나 잘려도 재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닷가재의 이런 특징은 텔로미어(Telomere)와 텔로머라이제(Telomerase) 때문입니다. 텔로미어란 염색체 말단에 있는 반복적인 영역인데요. 복제되는 염색체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미네소타 대학의 교수 D. Peter Snustad 박사의 책 <유전학원론>에 따르면 텔로미어는 노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긴 텔로미어의 길이를 갖는 세포가 짧은 텔로미어를 갖는 세포보다 더 오래 생존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텔로머라이제(Telomerase)는 텔로미어가 길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인간의 체세포는 텔로머라이제의 활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노화와 죽음이 일어나기 전에 제한된 횟수로만 분열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대학의 eScholarship의 논문 <Aging and Immortality>를 보면 바닷가재는 인간의 세포와 다르게 성체가 된 후에도 텔로머라이제가 계속 생산된다고 합니다. 세포를 지속적으로 복제할 수 있는 원동력이죠.
히드라가 실존한다고? 안 늙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히드라는 목을 자르면 죽지않고 새로운 머리를 형성하는 무서운 괴물입니다.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해본 분이라면 뭐 친숙할텐데요. 히드라는 실존 생물입니다.
히드라는 6-15mm 크기의 강장동물입니다. 이 히드라도 신화 속 히드라처럼 몸이 잘려도 죽지 않는 불멸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게임에선 HP가 떨어지면 뽀개지지만 말이죠.
<LiveScience>를 참고하면 히드라는 재생능력이 매우 강하다고 합니다. 히드라는 몸 세포 대부분이 줄기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체내의 모든 세포 유형으로 계속 분화할 수 있는 세포죠. 인간의 몸에 있는 줄기세포는 배아 발생의 초반부에 며칠 동안만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히드라는 인간과 달리 항상 새로운 세포로 몸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히드라는 노화가 없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Pomona College의 생물학자 Daniel Martinez와 그의 연구진은 1998년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서 4년 동안 성숙한 히드라에서 노화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 이후에도 Martinez 박사는 2,256마리의 히드라를 가져와 8년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히드라의 수는 시간에 지남에 따라 일정량 증가했습니다. 사망률과 불임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생물과 비교한 기대치도 무시했다고 합니다.
Martinez 박사는 오염 물질 등이 없는 이상적인 조건에 있는 한 히드라는 노화하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Martinez 박사를 포함한 일부 과학자들은 동물들이 불멸을 얻는 방법을 인간의 의학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니어 필진 강지희(jihee047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