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심상찮다
후쿠시마 원전 심상찮다
  • 이웃집번역가
  • 승인 2017.02.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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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원전 사고 3일 후 후쿠시마의 위성 사진. Credit: DIGITALGLOBE/GETTY IMAGES
2011년 원전 사고 3일 후 후쿠시마의 위성 사진. Credit: DIGITALGLOBE/GETTY IMAGES

다시 "방사능 경보!"

 

최근 일본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에서 다시 적색 경보음이 울렸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방사능 수치가 오르고 있습니다” IT전문매체 기즈모도(Gizmodo)가 보도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약 6년 전 방사능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가장 높은 방사능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재팬타임즈는 “방사능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며 다고 과격한 표현을 썼습니다.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맡고 있는 도쿄전력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 외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최근에 관측해보니 원자로 중 2호 원자로의 방사능 유출 정도가 한 시간에 530 Sv/h 정도 됐다는 겁니다. 이전까지 관측된 가장 높은 수치는 시간 당 73 Sv/h 였습니다. 4 Sv/h 가량의 노출만으로도 한 사람을 죽이기에 충분하다는데 아주 심각한 수치네요.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3월 9.0강도의 지진이 일으킨 쓰나미에 타격을 입으면서 죽음의 지대가 됐습니다. 18,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비상 동력기는 파괴됐습니다. 총 6개의 원자로 중 3개의 원자로가 무너졌습니다. 16만 명 가량의 사람들이 언젠간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만 가진 채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했습니다.

 

뭔가를 발견했다

 

도쿄 전력은 방사능 수치가 아주 높은 한 지점을 찾았습니다. 10.5 m 길이의 길쭉한 카메라가 달린 막대를 이용해 원자로 2호기의 격납 용기를 조사했습니다.

도교 전력 공사가 격납 용기 내부를 관측한 방법 Credt: TEPCO
도교 전력 공사가 격납 용기 내부를 관측한 방법 Credt: TEPCO

막대에 부착한 카메라는 원료 누출로 인해 쇠창살이 녹아내리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약 1미터 가량 네모 모양으로 뚫린 구멍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료봉이 압력 용기 때문에 녹아내려 생긴 현상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원료가 발견된 건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방사능을 제거하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 될 수도 있는 발견입니다.

 

원자로 격납 용기 안에 있는 핵 원료는 공기에 노출된 후 녹아내렸습니다. 전력 공사는 “사고를 분석한 결과 녹아내린 핵 원료가 격납 용기의 내부까지 녹아 흘러내려간 것 같다”고 발표했습니다. 

 

주변에 퍼지진 않았다

 

높은 방사능 수치가 발전소 내부에서 관측된 반면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내려가고 있습니다. 방사능이 후쿠시마를 벗어나 주변으로 퍼지지 않고 있다는 정황 증거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번 발견으로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격납 용기 안에서 녹아내린 핵 원료의 모습 Credit: TEPCO
격납 용기 안에서 녹아내린 핵 원료의 모습 Credit: TEPCO

어떻게 제거해야 할까?

 

내부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려면 530 Sv/h 가량의 장소에 도착해야 합니다. 오차 범위가 ±30%pt 가량 존재하지만 여전히 치명적인 수치입니다. 때문에 Scorpion이라는 약 70cm 길이의 막대 모양 로봇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그 로봇은 1,000 시버트 범위 내에서만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후쿠시마 2호 원자로는 530 Sv/h이기 때문에 단 두 시간만에 로봇도 녹아내리게 되는 것이죠. 때문에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측정입니다. 로봇이 이동할 경로에 있는 큰 구멍도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페리얼대학의 선임 핵 기술자 Ben Britton 박사는 “새로운 장소에서 방사능 수치가 측정된 것은 우리가 중요한 곳을 짚어낼 수 있다는 것이고 방사능 물질의 자연적 섭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방사능 물질들을 제거하기 위한 적절한 전략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원자로 격납용기 아래에는 더 많은 핵 원료 잔해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자들은 Scorpion이 잔해들의 시각적 자료를 제공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 전력 공사는 최근에 발견한 내용들을 토대로 다시 한 번 방사능 제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녹아버린 핵 원료를 찾아라

 

후쿠시마의 방사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녹아 내린 핵 원료를 찾아야만 합니다. 피해 입은 세 개의 원자로에서 녹은 원료들을 모두 찾아야 하구요. 이번에 발견된 2호 원자로 이외에 나머지 두 개의 원자로에서는 녹아 내린 원료를 아직 찾아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2021년까지 이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번 녹아 내린 원료를 찾아 내면,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에 40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투자되는 총 비용은 21.5조 엔, 한화 약 215조 9000억 원으로, 2013년에 예상했던 예산보다 두 배 정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정말 입이 떡 벌어지네요. 

 

지난 며칠 동안 후쿠시마에서 아주 많은 뉴스들이 나왔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42세의 한 남성이 백혈병을 앓게 되었고, 도쿄 전력에 배상액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BBC뉴스에 따르면 그 남성이 후쿠시마 원전 수습 작업을 하다가 병을 앓게 된 첫 번째 사람이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급증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전 사고의 여파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수습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제 : What’s Going On At Fukushima? (http://www.ifl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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