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축구교실
단순 흉내가 아니다
이 연구의 공동 권위자이자 행동 생태학자인 영국 런던 퀸메리칼리지 Olli Loukola 박사와 동료들은 호박벌 집단을 선택하여 공을 중앙의 플랫폼에 가져다 놓으면 설탕물을 주면서 곤충 축구를 교육시켰습니다.
세 번의 관측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윽고 벌들은 공을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골을 넣으면 보상을 줬던 벌들은 거의 모든 실험에서 골을 넣었습니다. 호날두 버금가는 득점력이네요.
반면 골을 넣어도 보상을 주지 않은 벌들은 득점률이 30%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결과는 벌들이 사회적 신호를 통해 교육· 훈련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위의 영상을 보면 한 호박벌이 다른 친구에게 공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네요. 골을 넣으면 달콤한 보상도 따라옵니다. 옆에 있던 벌은 골을 넣고 설탕물을 받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 곧잘 따라합니다. 어떻게 하면 손쉽게 맛있는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지 알아낸 것이죠.
이전의 연구들도 곤충들이 인지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곤충이 하던 행위가 아니라 다른 특정한 목적을 위해 행동을 취한 벌의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또한 곤충이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려졌습니다.
너 생각보다 똑똑하구나?
벌들의 능력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벌들에게 세 개의 공을 제공했습니다. 그 중 두 개는 접착제로 바닥에 붙여놓았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골대와는 가장 멀리 있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벌들이 접착되지 않은 공을 골대에 집어 넣은 다음, 세 개의 공 모두 접착제로 붙이지 않은 상태로 다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랬더니 벌들은 골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똑똑하군요.
신경동물생태학자 Ken Cheng 박사는 "이것은 암기나 모방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이 추측이 맞다면 벌들은 정말 지적”라며 감탄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한 집단은 다른 벌들이 공을 옮기는 모습을 지켜봤고, 다른 집단은 어떤 설명이나 예시도 제공해주지 않았습니다. Loukola 박사와 함께 연구의 공동 권위자인 Clint Perry 박사는 벌들이 다른 벌의 행동을 본 집단과 보지 못한 집단간의 성과 차이가 존재했다고 말했습니다. Perry 박사는 “사회적 정보가 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원제 : Bees learn football from their buddies (네이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