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공간' 만드는 NASA
'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공간' 만드는 NASA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17.03.09 19:21
  • 조회수 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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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의 컨셉아트 Credit: NASA
CAL의 컨셉아트 Credit: NASA

우주 일부를 얼려버린다?

 

NASA는 이번 여름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에 아이스박스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통상 우리가 쓰는 아이스박스는 음료나 과일 등의 저온을 유지하는 용도죠. NASA의 아이스박스는 ‘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공간’을 만드는 용도라는 점이 다릅니다.

 

박스 안에는 레이저와 진공용기, 전자기 칼이 들어 들어갑니다. 전자기 칼은 가스 입자의 에너지를 제거하여 움직임이 없게 합니다. 이 ‘엄청난 아이스 박스’는 캘리포니아주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JPL)가 개발한 것으로, 차가운원자연구실(Cold Atom Laboratory, CAL)이라고 명명됐습니다. CAL은 올해 8월 SpaceX CRS-12가 싣고 우주로 운반합니다.

 

CAL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CAL은 기체 원자를 절대 영도에 가깝도록 온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주 깊숙한 곳보다 1억 배 추운 정도라고 합니다.

 

JPL의 과학자이자 CAL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로버트 톰슨 박사는 “차가운 원자는 중력의 근원과 물질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재구성시켜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 실험은 중력과 암흑에너지를 연구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핵심 목표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

 

이 실험의 궁극적 목표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을 만들어 물리학적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원자가 극도로 냉각되면 단일 상태나 초원자로 합쳐지는 현상인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 나타납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물질을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이라고 합니다.

원자가 단일 상태나 초원자로 합쳐지게 되면 우리가 기존에 잘 알고 있던 물리학 법칙들은 사라지고 양자물리학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물질은 입자라기보다 파동과 비슷하게 운동하게 됩니다. 원자의 배열은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천처럼 이동합니다.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은 점성이 전혀 없는 초유체입니다. 마찰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원자들이 마치 하나의 천조각처럼 움직일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초유체의 성질을 지닌 물이 있고 그 물을 컵에 넣어 흔들게 되면 평생 컵 속에서 회전하고 있을 겁니다.

 

JPL의 Anita Sengupta 박사는 "우리가 CAL로 만들어 낼 공간에는 속도를 낮출 점성이 없고 운동 에너지가 소멸되지도 않는다"며 "만약 우리가 초유체 물리학을 잘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운동 에너지를 전환시켜 다른 에너지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보즈,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연구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이 붙었다 Credit: Instructables
보즈,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연구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이 붙었다 Credit: Instructables

우주에서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 만들기

 

아직까지 NASA는 우주에서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을 관측한 적도 만들어낸 적도 없습니다. 다만 1995년에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을 최초로 만들어 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이 연구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콜로라도대학교의 에릭 코넬 박사입니다. 코넬 박사는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구의 경우 중력이 원자를 계속해서 땅으로 끌어들이기 때문에 아주 찰나의 순간 동안만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에서는 극도로 냉각된 원자가 그 파동을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꽤 오랜시간 동안 물리학을 더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는 것이죠.

 

톰슨 박사는 CAL이 보즈-아인슈타인 응축물을 5초에서 10초까지 관측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과학이 더 발전된다면 수백초까지도 가능할 거라고 합니다.

 

준비 철저

 

과학자들은 우주를 약 27%의 암흑 물질(dark matter)과 68%의 암흑 에너지(dark energy), 5%의 일반 물질(baryonic matter)로 구성됐다고 봅니다. 이것은 인간의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 해도 우주의 5%밖에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CAL 프로젝트의 부담당자인 Kamal Oudrhiri 박사는 “갈릴레오의 망원경처럼, CAL이 미지의 세상을 밝혀주는 불빛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현재 CAL 프로젝트는 테스트 및 준비 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CAL이 우주에 가서도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는 걸 확실하게 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 테스트를 진행했죠.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연구 결과는 특히 센서나 양자 컴퓨터, 우주선 항해에 사용되는 원자 시계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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