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오래살면 내 몸, '아수라장 된다?!'
우주서 오래살면 내 몸, '아수라장 된다?!'
  • 이웃집번역가
  • 승인 2017.03.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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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유영하다가 도촬당함.jpg  Credit: NASA, CC BY
자유유영하다가 도촬당함.jpg Credit: NASA, CC BY

내겐 너무 익숙한 중력

 

다들 아시다시피 지구의 중력은 우리 몸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보다 세밀히 얘기하자면 우리는 지구의 질량 때문에 지구 중심을 향해 시공간이 기울어져 마치 지구가 우리를 잡아당기고 있다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 중력에 익숙해져 있죠.

 

우주에 나가면 다릅니다. 우주로 나간 후 지구의 중력은 더 이상 우리 몸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처음엔 신기해서 미소를 지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력이 희박한 환경은 우주 비행사들의 몸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미래의 더 나은 탐험을 위해 중력이 없을 때 우리 몸에 어떤 생리학적 반응이 나타나는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연구했습니다.

무중력에 익숙해진 우주비행사들  Credit: NASA, CC BY
무중력에 익숙해진 우주비행사들 Credit: NASA, CC BY

중력이 없으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되돌아온 우주비행사가 키가 더 커지고 뼈와 근육의 질량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흥미로움을 느낀 과학자들은 중력의 생리학적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우주를 다녀오기 전과 후로 나눠 인간과 동물을 대상으로 피와 세포 조직을 비교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중력이 미약한 환경에서 세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의 조사는 지구에서 실시되긴 했지만 말이죠. 실험을 위해 특수 제작한 공간을 빠르게 회전시켜 중력이 희박한 '극미 중력' 상태를 만들었습니다.

 

인간의 세포는 중력 작용에 적응하며 진화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메커니즘은 ‘이온채널(mechano-sensitive ion channels)’입니다. 이온채널은 세포막에 있는 작은 구멍입니다. 특정 세포의 출입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합니다. 항상 열려 있는 터널이라기 보다는 외부의 영향에 따라 출입을 허가하는 ‘문지기’ 역할을 합니다.

 

세포막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이온채널  Credit: Efazzari, CC BY-SA
세포막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이온채널 Credit: Efazzari, CC BY-SA

이런 종류의 기계적 감각 수용기의 한 예는 피에조 이온채널(PIEZO ion channel)입니다. 피에조 이온채널은 촉감과 통증을 조정하며 우리 몸 속 거의 모든 세포에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팔을 꼬집으면 지각 뉴런의 PIEZO 이온채널을 활성화시켜 ‘문 열어!’라고 명령합니다. 칼슘과 같은 이온들이 ‘팔이 꼬집혔다’는 정보를 가지고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은 아주 찰나의 순간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팔을 꼬집힌 사람은 깜짝 놀라 팔을 뺍니다.

 

이런 종류의 힘을 느끼는 방법은 아주 중요합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때문에 세포들이 환경 변화에도 빠르게 반응하는 겁니다.

 

중력이 없어지면 이 과정은 균형을 잃습니다. 이온들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온들이 가야할 곳으로 안가고 엉뚱한 곳으로 가게되면 단백질 합성과 세포대사는 방해받게 되며 몸속은 아수라장이 될 가능성도 생깁니다.

뇌, 뼈, 면역체계 변화

 

이온채널 외에도 중력 부족은 생리학적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지난 삼십년 동안 연구자들은 중력이 부족해지면 어떤 종류의 세포와 어떤 신체 체계가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습니다.

 

과학자들은 1980년대부터 중력이 없어지면 피가 상체로 쏠린다는 걸 확인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뇌에 가해지는 압력은 높아집니다. 학계에서는 피가 상체로 쏠려 높아진 뇌의 압력은 신경전달물질 배출을 감소시킨다고 봅니다. 신경전달물질은 뇌세포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분자입니다. 실제로 우주에서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은 무언가를 배울 때 이전보다 어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우주에서 생활하면 한 달에 1% 이상의 뼈를 잃는다고도 합니다. 우주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우주비행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유전체학과 원형질학을 이용하여 뼈 세포의 신진대사가 어떻게 중력의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중력이 희박한 환경에서 뼈를 형성하는 세포가 억제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반면에 뼈를 분해시키는 세포는 활성화 됐습니다. 이 세포들이 각각 억제, 활성화 되면서 뼈 손실을 초래한 것입니다.

 

우주선은 바이러스 등 다른 유기체의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하게 멸균ㆍ소독됩니다. 그럼에도 아폴로 13호 임무를 수행하던 Fred Haise는 병원균에 감염되었습니다. 그를 감염시킨 박테리아는 ‘녹농균’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녹농균은 면역결핍인 사람에게 감염되는 균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품기 시작했죠. 과학자들은 우주를 갔다오기 전후의 우주비행사를 채혈하여 피 샘플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중력이 부족하면 T세포의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T세포는 질병이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경호원 역할을 합니다. 감기부터 패혈증까지 다양한 질병을 막아주지만 중력이 사라지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직 까진 무중력에 대처할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Credit: Andy Tay, CC BY-ND
아직 까진 무중력에 대처할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Credit: Andy Tay, CC BY-ND

무중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NASA를 비롯한 다른 우주국들은 인간이 우주 탐험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우주비행사들이 어떻게 중력이 희박한 환경을 견뎌낼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중력의 부족함을 극복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운동을 통해 세포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겁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최소 2시간 운동한다고 합니다. 체내 피의 균형을 유지하고 뼈와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골고루 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건강이 악화하는 것을 늦출 수 있을 뿐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는군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운동 중인 모습  Credit: NASA, CC BY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운동 중인 모습 Credit: NASA, CC BY

과학자들이 조사 중인 또 다른 방법은 건강 보충제 복용입니다. 많은 유전체학, 원형질학 연구에 걸쳐 과학자들은 중력의 영향을 받는 세포의 화학적 작용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희박한 중력의 환경에서 자라는 신경세포는 ‘감마 아미노낙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했습니다. 감마 아미노낙산은 근육의 상태를 조절하고 신경계에서 신경 흥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과학자들은 감마 아미노낙산을 보충해 줌으로써 퇴화되는 기능을 복구시켜준다는 이론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 메커니즘이 실제로 효과를 나타낼 지는 불확실합니다.

 

NASA는 우주에서 먹는 음식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첨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신체에 유익한 박테리아나 효모를 포함한 보충제로 성장 조직을 재건하고 면역체계도 강화시켜줄 수 있습니다.

 

인류가 우주 탐험을 막 시작하던 시기에 봉착한 첫 번째 난관은 “지구 밖으로 나가려면 지구의 중력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였습니다. 현재 인류의 난관은 “부족한 중력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상쇄시킬까”가 되었습니다. 인류는 이번 난관도 잘 헤쳐나갈 수 있겠죠?

 

원제 : Life On Earth Is Used To Gravity – So What Happens To Our Cells And Tissues In Space? (http://www.ifl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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