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암치료제, 되레 암 악화? "아직 증거 부족"
특정 암치료제, 되레 암 악화? "아직 증거 부족"
  • 이웃집번역가
  • 승인 2017.04.10 18:24
  • 조회수 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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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치료에 역효과가?  Credit: Kenneth K. Lam/Baltimore Sun/Getty
면역치료에 역효과가? Credit: Kenneth K. Lam/Baltimore Sun/Getty

 

암 치료제가 암을 악화시킨다?

 

일부 항암제가 몇몇 환자들에게는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진행된 두 개의 연구에 따르면 ‘PD-1 억제제’라는 이름의 암면역요법이 일부 환자에게는 암의 확산을 가속하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합니다. 

 

지난 5년 간 암 치료 분야에서 면역치료법은 꾸준히 발전했습니다. 치료법 중 일부가 부작용을 일으키긴 했지만 다른 치료법에 비하면 PD-1 억제제의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었습니다.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PD-1 억제제를 사용했던 이유입니다.

 

진행된 연구들은 표본이 크지 않아 일반화 하기에는 다소 제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종양의 확산을 막는 면역치료제가 종양을 확산시키는지에 대해 보다 더 확실한 임상실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키기엔 충분했습니다.

 

미국국립암연구소의 Elad Sharon은 “적은 표본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며 “종양을 시각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더 큰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Sharon은 또한 암 연구자들이 서로 협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다른 의학 시설과 이 면역 체계 관련한 지식을 교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D-1 억제제 치료 중 특이 케이스를 발견한 두 연구

 

의사이자 암 연구자인 캘리포니아 대학 Razelle Kurzrock은 “비록 PD-1 억제제가 암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하지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치료제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약간의 가능성을 위해 환자들에게 PD-1 억제제를 처방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 ‘약간의 가능성’에 ‘역효과’도 포함이 된다면 어떨까요? 어느 날 Kurzrock과 동료들은 각각 자신의 환자들이 PD-1 억제제 치료기간에 종양이 빠르게 자라나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녀와 동료들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확인 결과 해당 환자들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인 MDM2와 MDM4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Kurzrock은 이리저리 알아보며 의사들의 경험과 진술을 모았습니다. 그 중에는 실험용 쥐의 종양이 면역치료 이후에 더 빠르게 자라났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여러 자료를 수집ㆍ분석한 후 그녀는 아주 심란한 결과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Kurzrock은 당시 “우리는 누가 이 내용을 발표하지? 아무도 우릴 믿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지난 3월 28일 Kurzrock과 동료들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PD-1 억제제 치료와 기타 면역치료를 받은 15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중 6명의 환자가 더 많은 양의 암 유발 유전자 MDM2 또는 MDM4를 가지고 있었고 10명이 EGFR이라는 암과 관련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MDM2 또는 MDM4를 많이 가지고 있는 6명 중 4명, EGFR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10명 중 2명에게서 종양이 빠르게 커지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비슷한 시점에 프랑스 ‘구스타브루시 암연구소(Gustave Roussy Institute)’의 연구진도 같은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연구소의 종양학자 Charles Ferté는 PD-1 억제제 치료에 특이한 반응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던 의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Ferté와 동료들은 치료 후 종양이 더 자라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2월 그 결과를 발표했죠. 발표된 결과에 의하면 PD-1 억제 치료를 받은 131명의 환자들 중 9%가 종양이 더 성장해 병이 악화됐다고 합니다. 이 현상은 65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더 만연하게 나타났습니다.

 

아직 ‘증거 불충분’... 하지만 ‘주의 필요’

 

Kurzrock의 연구진과 Ferté의 연구진은 지금도 ‘어떻게 면역치료가 암환자들에게 역효과를 낳는가’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Kurzrock은 치료제가 ‘생장인자’라는 단백질을 촉진시켜 특정 종양의 성장마저 촉진시켜버린다고 추측합니다.

 

앞서 더 큰 단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던 Sharon은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그는 연구들을 통해 PD-1이 질병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했습니다. 하지만 Sharon은 종양이 빠르게 성장하는 게 면역 치료 때문이라고 말하기엔 아직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Ferté의 연구는 아직 임상 실험으로는 실시되지 않았는데요. Sharon은 “이 현상이 암이 아닌 다른 치료제에도 나타난다면 우리가 알아내고자 하는 내용을 찾아낸 것이 아니다”라며 “더 많은 증거를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Ferté는 아직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Sharon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그는 “나는 지금도 PD-1을 환자들에게 처방한다”고 밝혔지만 “그러나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원제 : Promising cancer drugs may speed tumours in some patients (http://www.na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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