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브렉시트'는 45만년 전에 발생?!
'원조 브렉시트'는 45만년 전에 발생?!
  • 이웃집번역가
  • 승인 2017.04.10 15:31
  • 조회수 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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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도버해협이 된 과거 능선의 상상도  Credit: Imperial College London/Chase Stone
현재는 도버해협이 된 과거 능선의 상상도 Credit: Imperial College London/Chase Stone

 

대홍수, 영국과 유럽 본토 분리시켜?

 

과거 수백만년 동안 영국은 유럽 대륙과 한 몸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영국과 프랑스의 국경에 높은 석회암 능선이 길게 뻗어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매머드, 하마, 인간들이 현재 영국과 프랑스에 해당하는 영토를 자유롭게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45만년 전 상상도 못할 만한 규모의 홍수로 이 산악지대가 ‘잘려’버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캠브리지대 지질학자 Philip Gibbard는 이번 연구 소식에 “연구진은 능선이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가까스로 확인해냈다”며 “아주 흥분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홍수가 영국을 유럽 대륙에서 분리시켰다는 생각은 1985년에 처음으로 제시됐습니다. 당시에 베드퍼드 대학의 지질학자 Alec Smith는 영국 해협의 해저 지도를 살펴보며 조사했습니다. 그는 침식 패턴이 ‘수로암반용암지대’와 닮아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수로암반용암지대는 미국 워싱턴 주 서부에 있는 ‘완전히 침식된’ 지형입니다. 15,000~18,000년 전 빙하기 호수의 얼음 댐이 터지며 발생한 홍수로 형성됐습니다.

 

이와 비슷한 빙하 지형이 유럽에도 존재했습니다. 45만년 전 거대한 얼음 층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가로질러 북해의 남부 지역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이 얼음 층은 ‘거대한 빙하호’였는데요. 이 빙하호 안에 엄청난 양의 물이 얼어있는 상태로 저장돼 있었기 때문에 당시 해수면은 지금보다 120m 정도 낮았습니다. 현재 영국 해협의 해저가 그냥 걸어다니는 땅이었죠.

 

남쪽으로 댐이 형성된 능선을 따라 강의 물들이 빙하호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물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Smith는 그 빙하호가 절벽에서 폭포처럼 흘러내렸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증거로 이전에 능선지역이었던 곳에 형성된 ‘폭호’를 제시했습니다. 폭호는 폭포의 침식작용으로 인해 형성된 구멍을 말하는데요. 그는 “홍수가 해협 바닥에 남긴 자국이 증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홍수를 발생시킨 원인은 파악하진 못했지만 그럴싸한 가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가설은 오랫동안 잊혀져왔습니다. Smith는 그의 가설을 제시하고 몇년 후 은퇴했고 2015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활한 Smith의 가설

 

그런데 최근 임페리얼 대학의 지질학자 Sanjeev Gupta가 Smith의 아이디어를 부활시켰습니다. 영국, 벨기에, 프랑스의 해양 조사선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해협에 있는 7개의 폭호를 조사했습니다. 폭호들은 각각 약 1km 넓이였습니다. 최대 140m 깊이의 폭호까지 발견했습니다. 이 수치는 Smith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거대한 양이었죠.

연구진의 자료.파란색 부분(Plunge pools)이 폭포가 떨어지던 부분  Credit: Imperial College London/Sanjeev Gupta, Jenny Collier
연구진의 자료.파란색 부분(Plunge pools)이 폭포가 떨어지던 부분 Credit: Imperial College London/Sanjeev Gupta, Jenny Collier

Gupta는 “정확하게 예상하긴 힘들지만 빙하호에서 쏟아진 폭포물은 50m 이상 높이에서 떨어져 내린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높은 곳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포가 두꺼운 기반암을 뚫고 폭호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 있던 능선은 이렇게 땅이 파헤쳐지며 약해졌고 결국 사라져버린 것이죠.

 

폭포가 능선을 얼마나 오랫동안 침식시켰는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알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해협 속에서 폭호를 채우고 있는 퇴적암을 파내려가 샘플을 조사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해협은 많은 선박이 오가고 해류도 강력하기 때문에 조사가 쉽지 않습니다. 캠브리지대 지질학자 Gibbard는 “지질학적 연구를 하기엔 위험한 지역”이라며 “해양 조사 잠수함으로 새로운 자료를 얻어낸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구진은 도버해협 위 '로버그 해협'도 마찬가지의 원리로 침식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시점은 불확실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16만년 전에 홍수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Gupta는 “아마 로버그 해협이 남아있던 능선의 마지막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홍수 발생 이전에는 해수면이 높아져 해협 바닥에 물로 찼을 때에도 능선은 여전히 지나다닐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홍수가 발생하면서 영국 땅에 살던 인간들은 고립되었죠. 결국 영국의 ‘브리튼 섬’은 약 9,000년 전에 섬이 되어 유럽 대륙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영국은 한 번 더 유럽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습니다.

 

원제 : The original Brexit: How tremendous ice age waterfalls cut off Britain from Europe (http://www.sciencema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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