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자의 진실?!
디즈니 만화 <공주와 개구리>의 원작 동화를 떠올려 봅시다. 같은 동화니까 <개구리 왕자>도 좋고요. 공주가 개구리에게 키스하자,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이야기의 하이라이트 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개구리였을까요. 다른 동물도 많은데 말이죠. 로테스터대학 의학부와 치의학부의 데이비드 시걸 박사와 수잔 맥다니엘 박사가 논문 <THE FROG PRINCE : Tale and Toxicology>에서 그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개구리나 두꺼비 등 일부 양서류의 피부 속 부포테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물질은 인체에 환각작용을 일으킵니다. 때문에 개구리에 입을 맞추거나, 핥으면 환상을 보거나 환청을 듣게 될 수 있습니다. 로맨틱한 감정까지 자극할 수 있다고 전합니다.
어쩌면 왕자가 저주에 걸려 개구리가 된 게 아니라, 공주가 환각 상태에 빠진 건 아닐까요. 원작자가 이런 경험에 착안해 이야기의 원형을 창안했을 수 있겠다 싶은 대목입니다.
과학자이자 인류학자, 저널리스트 등으로 활약하는 세계적 석학 스티브 주안은 그의 책 <인체 잡학사전>에서 양서류의 생물학적 특징이 개인의 경험을 통해 전해 내려오면서 이런 동화가 등장했을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이 마약같은 양서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홈페이지 자료를 보면 부포테닌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약물학적으로 자연의 부포테닌은 독성이 매우 강합니다. 이 약물을 먹으면 환영과 환각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개구리나 두꺼비가 사람으로 둔갑해 등장하는 동화가 적지 않은 배경에는 이런 생물학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기흥 기자(jeonggh13@scientist.town)
이승아 수습 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