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니?
신발끈은 아무리 세게 묶어도 시간이 지나면 스르륵 풀립니다. 천천히 걷기만 해도 풀릴 때가 있죠. 풀린 신발끈을 곧바로 묶을 수 없는 출근길 지하철 같은 곳에서 끈이 풀리기라도 하면 아주 골치 아픕니다.
도대체 왜 신발끈은 저절로 풀리는걸까요?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몇몇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연구했습니다.
신발끈이 풀리는 이유
캘리포니아 대학의 기계 공학자 Oliver O’Reilly가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실험을 위해 실험 참가자가 신발끈을 묶고 러닝머신 위를 걸었고 연구진은 이를 측정했습니다. 연구진은 가속도계를 신발끈에 붙여 신발끈에 가해지는 가속력과 관성력을 측정했습니다.
걷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슬로우 모션 비디오를 통해 매듭이 풀어지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매듭은 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조금씩 헐거워지고 어느 순간 갑자기 끈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매듭이 본격적으로 풀어지기 시작하면 단 두 걸음 내로 끈이 완전히 풀렸습니다.
제자리에서 뛰거나 테이블에 앉아 다리를 흔들었을 경우 신발끈이 움직인 거리 '15m' 내로 끈이 풀렸다고 합니다. 우리가 걷거나 뛰는 행위는 이 두 가지가 혼합된 형태죠. 연구진은 “이 두 혼합된 작용이 신발끈을 풀어버리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연구진은 슬로우 모션 비디오를 통해 매듭이 풀리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무좀 양말 비슷하게 생긴 러닝화가 인상적이네요.
매듭은 매 발걸음 마다 조금씩 헐거워지고 어느 순간 갑자기 끈이 풀렸습니다. 매듭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단 두 걸음 내로 끈이 완전히 풀어졌습니다.
더 튼튼한 매듭
연구진은 캠핑에서 자주 사용되는 ‘스퀘어 매듭(Square knot)’과 대충 두 번 묶은 방법인 ‘그래니 매듭(Granny knot)’을 서로 비교했습니다. 그래니 매듭은 실험할 때마다 풀어졌지만 스퀘어 매듭은 50%만 풀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왜 풀리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일명 '찍찍이' 운동화를 추천했습니다.
아직 이해가 잘 안가시는 분들은 주변에 있는 끈을 가지고 대충 두 번 묶는 방식으로 묶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묶을 때 한 번은 왼쪽 끈을 위에 넣어보고 한 번은 오른쪽 끈을 위에 넣어보세요.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모든 것은 무스비"
최근 많은 사랑을 받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명대사 중 "모든 것은 무스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연결, 매듭지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매듭은 일상생활 뿐 아니라 봉합 수술, 화물 고박작업, 등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듭은 좀 더 미세한 영역에서도 나타납니다. 매듭처럼 묶여있는 DNA는 스스로 복제 할 때 매듭을 묶고 풀어내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DNA의 특성을 이용해 종양을 막기 위한 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네요.
박연수 수습에디터(flowers1774@scientist.tow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