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먹이 ‘수소’ 발견
2005년 NASA의 카시니(Cassini) 우주선이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의 얼음 층과 우주로 분출되는 수증기를 발견했습니다. 엔셀라두스의 얼음 층 아래에 바다가 존재함을 암시하는 증거였습니다.
이번에는 엔셀라두스 표면의 균열 사이로 분출되는 물에서 '수소'를 발견했다는 소식입니다. 지구에서는 수소가 미생물에 에너지를 제공해줍니다. 때문에 이번 발견을 통해 엔셀라두스가 ‘태양계에서 생명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 후보’의 상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Europa)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 같군요.
이번 연구의 주역인 미국남서부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의 행성 과학자 헌터 웨이트(Hunter Waite) 박사는 <사이언스>를 통해 “엔셀라두스에서 미생물을 발견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생물의 먹이를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엔셀라두스서 열수 작용 발생
이전에 진행된 탐사에서는 메탄과 포름알데히드같은 성분도 발견됐습니다. 모두 생물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분자들입니다. 지난 2015년 8월에는 엔셀라두스의 표면 상공 48km 위를 비행하며 관측한 결과 풍부한 수소를 확인했습니다. 한 전문가는 “해저 바닥에서 발생한 열수 작용에서 나온 수소”라며 “해저의 열수 구멍이 지구의 열수 구멍과 비슷하게 수소를 포함한 미생물체의 먹이가 되는 성분을 내뿜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열수 작용이란 다량의 광물 성분이 함유된 열수 용액으로 인해 광상, 즉 유용한 원소나 광물이 농집된 곳이 형성되거나 암석이 변질되어 새로운 광물이 생기는 작용을 일컫습니다.
많은 양의 수소가 있다는 건 가치가 큽니다. 그렇다고 이 발견이 엔셀라두스 해저 활동의 유일한 증거는 아닙니다. 2015년에 카시니 연구원들은 토성의 E고리의 입자를 연구했습니다.
토성의 E고리가 뭘까요. 토성 고리는 한두 개가 아닙니다. 해서 발견된 순서대로 알파벳 이름이 붙었습니다. Eric Chaisson과 Steve Mcmillan의 천문학 전공서적에 따르면 지구에서 보이는 고리는 A,B,C 총 3개입니다. E고리는 외곽에 있는 희미한 고리입니다. 사진에 나와있듯 토성의 위성 미마스와 타이탄 궤도 사이에 매우 폭 넓게 분포합니다. Hillier, JK 외 공동저자가 2007년에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발표한 논문 <The composition of Saturn's E ring>을 보면 토성 E고리는 규산염,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및 얼음 등의 매우 작은 입자로 만들어졌습니다.
토성의 E고리는 엔셀라두스에서 배출된 물질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도 알려져있는데요. 토성의 E고리에서 오직 열수작용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 작은 유리구슬모양 입자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낭트 대학의 연구원 Gabriel Tobie는 “이런 증거들이 엔셀라두스 내부에 우리가 모르던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NASA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장 유력한 후보지를 유로파로 보고 있습니다. 2020년대에 발사될 유로파 탐사 임무인 ‘Europa Clipper’에 20억 달러, 한화 2조 2천 억원 이상을 투자했죠. NASA의 허블 망원경(Hubble telescope)도 유로파에서 분출되는 성분을 같은 곳에서 두 차례나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유로파에서는 엔셀라두스처럼 열수작용의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발견으로 인해 엔셀라두스에 대한 과학적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을까요? 웨이트 박사는 “엔셀라두스의 샘플 채취를 위한 임무가 필요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승아 수습에디터 (singavhihi@scientist.tow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