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를 향한 기습 공격
현지 시간으로 4월 16일 한밤 중 이탈리아의 올메네타에 위치한 몬산토 연구센터(Monsanto Research Center)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미상의 사람들이 화염병을 여러 병 던져서 발생한 겁니다.
몬~ 연구소?
이곳 몬산토 연구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자변형작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GMO)를 연구ㆍ개발하는 기업입니다. GMO요? 신라대학교 식품공학과 이한승 교수의 저서 <솔직한 식품 : 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를 참고해 설명드리면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물체'를 뜻합니다. 보통 우리가 그 생물체를 먹기 때문에 '유전자변형식품'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도 GMO 같은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수입합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가 발표한 <유전자변형생물체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수입된 식용, 농업용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양은 1,024만 톤입니다. 2014년 1,082만 톤보다 5% 정도 줄어든 수치입니다.
주요 시설 불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화재 진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재배실이 화재로 손실을 입었다는 점입니다. 이곳은 실험용으로 재배하던 씨앗 대부분이 저장돼 있던 장소입니다.
방화범은 총 네 개의 화염병을 투척했습니다. 그 중 두 개만이 폭발을 일으켰습니다만 그것 만으로도 연구센터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연구센터 벽에는 스프레이로 “바이엘(Bayer)는 죄악. GMO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바이엘은 독일 약학계의 거물급 기업이자 공격 받은 몬산토와 합병한 회사입니다.
몬산토 연구센터는 수십 명의 근무자를 24시간 배치합니다. 그럼에도 ‘화염병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아직 아무도 공격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건발생 전에 입구에 녹화된 CCTV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연구센터의 과학담당자 Jean-Luck Pellet은 “당시 직원들은 연구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Pellet은 “피해가 크다”며 “수백, 수천 유로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갑작스러운 화염병 공격으로 받은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Pellet은 다행인 측면도 말했습니다. “꽤 많은 양의 씨앗들이 이미 땅에 묻혀있는 상태였고 최근에 도착한 남미 씨앗 샘플은 피해를 입지 않은 다른 곳에 배치 되어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누가 한 짓일까?
몬산토는 미국 미주리주를 기반으로한 다국적 기업입니다. 세계 최대의 GMO 연구 기업이지만 이번에 피해입은 연구센터에서는 GMO 실험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탈리아의 ‘법’ 때문인데요.
작년 EU는 EU국가가 자신의 영토 내에서 경작되는 유전자변형작물을 제한 할 수 있도록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EU가입국 28개 나라 중 이탈리아를 포함한 19개 나라가 이 법안에 영향을 받습니다. 즉, 이탈리아 영토 내에서 GMO 재배는 금지됩니다.
자연에서 경작하는 GMO뿐만 아니라 실험실이나 연구센터에서 실험하는 것도 적용되죠. 몬산토측도 당국의 규율을 존중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몬산토 연구센터에서는 GMO를 다루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내에서 이탈리아도 GMO 연구를 진행해야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는데요. 이번에 방화를 저지른 사람은 자국의 GMO 연구를 반대하는 사람이 저지른 일종의 저항일까요? 아이러니 하게도 이탈리아의 연간 유전자 변형 콩 소모량이 10,000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승아 수습 에디터 (singavhihi@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