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실험
인간이 우주로 나가기 전, NASA는 장기간의 무중력 상태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지 못했습니다. 우주로 나가기 위해 이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했죠. 1950년대 NASA는 나발항공의학학교와 함께 무중력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갈루뎃 일레븐(Gallaudet Eleven)
Harold Domich
Robert Greenmun
Barron Gulak
Raymond Harper
Jerald Jordan
Harry Larson
David Myers
Donald Peterson
Raymond Piper
Alvin Steele
John Zakutney
이 연구에는 청각장애인과 농아인이 다니는 갈루뎃대학교 출신 청각장애인이 참가했습니다. 25~48세 건장한 남성이었죠. 그들은 '갈루뎃 일레븐'으로 역사에 남았습니다. 위의 분들이 갈루뎃 일레븐입니다.
왜 청각장애인??
실험에 참가한 11명 중 10명은 선천적 척수막염의 문제로 인한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척수막염은 전정계에 손상을 입혔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설명을 참조하면 전정계는 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합니다.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관이죠. 전정계가 손상되면 평형 감각을 감지하기 힘들어집니다.
갈루뎃 일레븐은 전정기관이 손상됐기 때문에 '멀미'를 느끼지 못했고, 평형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우주와 비슷한 환경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발탁된 배경입니다.
실험은 약 10년 간 이어졌습니다. 연구진은 실험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신체적, 생리학적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실험 결과는 연구진에게 충격을 주기도 하고 기존의 가설을 뒤짚기도 했죠. 결과적으로 이 실험은 전정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우리 몸의 감각기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왔습니다.
당시 실험의 참가자였던 헤리 라슨(Harry Larson) 씨는 “우리는 다른 사람과 달랐는데 이 점이 NASA에게 필요했던 점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실험들
실험에서는 참가자의 균형 감각과 생리학적 적응 능력을 다양한 환경에 따라 측정했습니다. 비행기가 순간적으로 떨어지며 무중력 상태를 만드는 실험을 실시해 신체 기관과 중력 간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참가자들이 배에 탄 후 파도의 파동에 따라 신체의 반응을 측정한 실험도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형감각을 느낄 수 없어 멀미에 면역이 있었는데요. 참가자들은 실험을 즐겼지만 연구진이 멀미가 너무 심해 실험을 중단한 적도 있다고 하네요.
듣기만 해도 괴로울 것 같은 실험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인 실험은 천천히 회전하는 방에서 12일 연속으로 참가자들을 서 있게 한 연구였습니다.
갈루뎃 실험의 참가자들은 대체로 실험을 즐겼다고 합니다. 참가자 중 한 명인 바런 걸락(Barron Gulak) 씨는 “당시를 기억해보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우리는 젊고 모험심 있었기 때문에 실험을 즐겼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갈루뎃 일레븐 덕분에 십년 동안 가치 있는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과학자들은 중력에 따른 감각 기관의 변화와 반응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갈루뎃 일레븐의 인내심과 헌신이 없었다면 과학 탐사가 몇 년은 더 미뤄졌을 수도 있겠네요.
지난 4월 11일 NASA의 역사 담당자 빌 바리(Bill Barry) 박사는 갈루뎃 대학 박물관 전시회에 찾아가 연설을 했습니다. 사실 갈루뎃 일레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바리 박사는 박물관 전시전 첫 날 갈루뎃 일레븐의 공헌에 대해 연설했다고 합니다.
갈루뎃 일레븐 중 세 명의 참가자 헤리 라슨(Harry O. Larson), 바런 바런 걸락(Barron Gulak), 데이비드 오 마이어(David O. Myers)는 감사의 의미를 담은 감사패를 받았다고 합니다.
박연수 수습 에디터(flowers1774@scientist.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