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어떤 모기가 무슨 질병 옮기나
한국선 어떤 모기가 무슨 질병 옮기나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17.05.12 10:33
  • 조회수 8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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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입니다. 출처: pixabay.com
모기 입니다. 출처: pixabay.com

매년 여름이 되면 모기로 인한 발병 소식이 적지 않게 들려옵니다. 이미 아실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확실히 해둬야 할 점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모기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병을 일으키는 진짜 주인공들은 모기 내부에 존재하는 원생동물(protozoan), 바이러스, 선충 등입니다. 녀석들은 모기가 흡혈할 때 새로운 숙주로 이동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모기는 병원체들에게 있어서 안전한 인큐베이터이자 택시인 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모기가 모든 병원체를 운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기 종마다 매개 가능한 병원체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A종 모기’는 ‘a병원체’를 매개할 수 있지만 ‘B종 모기’는 ‘a병원체’를 매개하지 못하는 식입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모기들이 무슨 병을 옮기는지 살펴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질병을 매개하는 주요 모기

 

모기는 ‘곤충강(Insecta)’ ‘파리목(Diptera)’ ‘모기과(Culicidae)’에 속하는 곤충으로 ‘모기과’에서부터 차근차근 내려가보면 크게 학질모기아과(Anophelinae), 보통모기아과(Culicinae), 왕모기아과(Toxorhynchitinae) 이렇게 3아과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모기들이 속한 그룹은 ‘학질모기아과’에 속하는 ‘얼룩날개모기속(Anophleles)'과 ’모통모기아과‘에 속하는 ’숲모기속(Aedes)‘,'집모기속(Culex)'입니다. 그럼 어떤 종(species)들이 어떤 병을 매개하는지에 대해 질병과 연관 지어서 조금 더 내려가 보겠습니다.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

 

중국얼룩날개모기는 ‘얼룩날개모기속’에 속하며 말라리아(malaria) 병원체를 매개합니다. 말라리아는 많은 분들이 매스컴을 통해서 한두 번 이상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말라리아 병원체와 국내 말라리아 병원체가 다르다는 사실은 알고 계셨나요? 말라리아는 원생동물인 원충이 일으키는 질병으로 이 원충에도 여러 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사람에 기생하는 원충은 '양성 3일열원충(Plasmodium vivax)', '열대원충(P. falcparum)', '4일열원충(P. malarae)', '난형열원충(P. ovale)' 이렇게 4종이 있으며 해외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말라리아는 ‘열대원충(혹은 ’악성 3일열원충‘이라고도함)’에 의한 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말라리아 원충은 ‘양성 3일열원충’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보고되는 사망자수와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점점 진행됨에 따라 어느 순간 ‘열대원충’이 유입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 발생지역. 출처 : Sinka et al; licensee BioMed Central Ltd. 2012
말라리아 발생지역. 출처 : Sinka et al; licensee BioMed Central Ltd. 2012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

 

작은빨간집모기는 ‘집모기속’에 속하며 일본뇌염(japanese encephalitis) 병원체를 매개합니다. 이 병원체는 바이러스로 돼지에게도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인수공통질병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돼지는 바이러스의 증폭숙주의 역할을 하며 감염된 돼지를 흡혈한 모기가 사람을 흡혈하게 될 경우 그 사람도 감염되게 됩니다. ‘그럼 감염된 돼지를 사람이 먹어도 감염이 될까?’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 감염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다행히도 50℃에서 10분간 가열하면 바이러스 생존율이 0.1%로 감소하게 된다고 합니다

일본 뇌염  감염 가능 지역 분포도. 출처 : Wikimedia Commons
일본 뇌염 감염 가능 지역 분포도. 출처 : Wikimedia Commons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흰줄숲모기는 ‘숲모기속’에 속하며 뎅기열(dengue fever) 병원체인 바이러스를 매개합니다. 뎅기열에 걸리면 3~5일간 발열이 지속되며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감염 초기에는 종종 몸전체에 홍반이 나타나며 때로는 출혈, 쇼크를 야기합니다. 사망률은 40~50%정도이지만 수액보충요법으로 1~2%로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흰줄숲모기 분포도. 출처 : Wikimedia Commons
흰줄숲모기 분포도. 출처 : Wikimedia Commons

 

 

 

-토고숲모기(Aedes togoi)

 

흰줄숲모기와 마찬가지로 ‘숲모기속’에 속하며 사상충병(filariasis)의 병원체인 선충을 매개하며 ‘얼룩날개모기속’, ‘집모기속’, ‘늪모기속’ 또한 이 병원체를 운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상충병 중 말레이사상충 감염자가 1990년도에 보고되었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하였고, 2000년에 재발견 되었다가 2008년에 퇴치완료가 보고됐습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빨간집모기(Culex pipiens pallens), 지하집모기(Culex pipiens molestus)는 미국, 캐나다에서 문제된 웨스트나일뇌염의 병원체인 West Nile virus(바이러스)를 매개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병원체는 어떻게 이동할까?

 

가장 중요한 ‘이들은 흡혈만으로 어떻게 병원체를 전파 시키는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모기가 난소발육에 필요한 양분을 얻기 위해 흡혈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기는 흡혈하기 전에 침샘있는 침을 혈관에 분비합니다. 이 침에는 피가 응고되는 것을 방해하는 물질이 들어있으며 분비되는 침의 성분 때문에 흡혈당한 부위가 간지러운 것입니다. 

 

바로 이때 침을 분비하는 과정에서 침샘에 있던 병원체들이 침과 같이 분비되면서 새로운 숙주로 이동하고 감염시킬 수 있게 됩니다.

모기. 사진출처 : 포토리아
모기. 사진출처 : 포토리아

●이들을 방제하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이들을 방제하기 위해 모기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기의 암컷은 일생 동안 한 번 짝짓기를 할 수 있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크게 두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불임 기술’로 수컷에 방사선을 쪼여 불임 수컷으로 만들고 이들을 방사합니다. 불임 수컷과 짝짓기를 한 암컷도 산란을 하지만 산란된 알은 깨어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자멸 기술’로 수컷 모기에 암컷 모기를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 수 있는 유전자를 삽입하여 방사하는 것입니다. 이런 수컷과 교미를 한 암컷은 산란하는데 그 알들 중에서 수컷이 될 애벌레들은 정상적으로 부화를 하고 암컷이 될 애벌레들은 모두 죽어버립니다. 또한 정상적으로 부화한 수컷 애벌레들은 자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성충이 되어서 교미를 하면 태어나는 암컷이 죽게되는 역할을 반복하게 됩니다.

 

시니어 필진 구준모 연구원

 

충북대학교 농업생명환경대학 식물의학과 곤충계통생물정보학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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