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를 잡아먹었던 거대한 고래. 얼마나 크면 제페토 할아버지는 고래 뱃속에서 며칠 동안 생활할 수 있었던 걸까요... 싶을 정도로 고래는 대개 커다랗습니다.
지구상에서 존재했던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푸른고래(Balaenoptera musculus)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알아볼까요? 참고로 푸른고래는 국내에선 '흰긴수염고래'로 불리는 녀석으로 너무 커서 '대왕고래'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진짜 크네요. 캘리포니아 해양연구소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갓 태어난 푸른 고래의 크기는 약 8.3m, 다 큰 푸른 고래의 크기는 약 27m~33m 까지라네요... 아파트 10층 높이가 약 30m 정도 되니.. 어마어마하죠?
이렇게 큰 고래가 언제부터 컸는지, 왜 커졌는지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원래 고래가 이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는군요.
연구의 시작
시카고대학의 진화생물학자 그레이엄 슬레이터(Graham Slater) 교수는 고래과 동물이 나타나던 초기 3,000만년 전 다양한 크기의 그룹으로 분열되었고 그때부터 작은 고래, 중간 고래, 큰 고래가 됐다고 주장했었어요.
그러나 워싱톤 자연사박물관의 고래전문가 니콜라스 피언슨(Nicholas Pyenson) 교수는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반발했어요. 그래서 그 둘이 만났대요. 함께 연구하기로 한 거죠!
그들은 스탠포드 대학 고생태 학자 제레미 골드보겐(Jeremy Goldbogen) 교수와 함께 고래 화석을 분석, 분류했습니다. 이들의 연구는 영국왕립학회보 5월 24일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개제됐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3,000만년 전 최초 고래의 몸은 이렇게 크지 않았대요.
시작은 빙하기
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0만년 전부터 인데요. 이 때는 제 1기 빙하기가 시작될 때였습니다. 슬레이터 박사 는 “수염고래류는 비교적 커다랬던 고래가 진화한 것”이라며 “오늘 날의 푸른 고래는 몸 길이가 30m 정도이지만 450만년 전에 가장 거대했던 고래는 몸 길이가 10m였다”고 말했어요.
빙하와 만년설이 육지를 덮었고, 봄과 여름에는 빙하가 녹아 육지의 영양분이 바다로 흘러들어갔다고 합니다. 영양물질을 먹은 플랑크톤은 번성했고 플랑크톤과 크릴새우도 많아졌어요. 이들은 고래의 먹거리죠! 연구진은 고래가 이런 먹이들을 풍족하게 먹게 됐고, 왕(?) 많이 먹다보니 덩치가 커졌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차가운 수온 때문에 고래의 경쟁자들이 사라졌을 가능성도 덧붙였습니다.
아참, 캘리포니아 해양연구소의 설명에 따르면 이 푸른고래는 이동 속도가 빠르다고 해요. 연구진들도 큰 고래들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먹이가 많은 지역을 오고가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을 거라고 예측했어요. 그래서 수염고래류가 더 크고 빠르게 번창하게 됐다는 겁니다. 반면 작은 크기의 고래들은 먹이 싸움에서 멸종된 종이 많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이 정도 크기면..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를 삼킬 만 하겠어요. 물론 동화 속 고래가 푸른고래라고 단정하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