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전파, 진짜 범인 따로 있었나?
메르스 전파, 진짜 범인 따로 있었나?
  • 이승아
  • 승인 2017.06.20 19:36
  • 조회수 4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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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메르스 운반책은 박쥐?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동물 수천 마리를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박쥐가 전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 저장소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동물들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 : 중동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할 수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지긴 했는데요. 하지만 어떤 동물이 어떻게 전파시키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알아내지 못했었습니다.

 

박쥐와 관련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제적 분포를 밝혀낸 이번 연구는 6월 12일자 <Virus Evolution>에 실렸습니다. 이 덕분에 박쥐의 분포와 바이러스를 옮기는 행동 양상을 분석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양상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낙타 의문의 1패. 출처 : Alex Hyde/NPL
낙타 의문의 1패. 출처 : Alex Hyde/NPL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2002년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중국에서 사스가 발생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27개 국가로 퍼져 774명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2012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를 창궐시켜 640명의 목숨을 앗아갔죠. 

박쥐에서 낙타로, 사람으로? 출처 : PBS
박쥐에서 낙타로, 사람으로? 출처 : PBS

우리나라도 메르스의 영향에서 무사하지 못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2015년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2015년에 메르스로 38명이 사망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초기에 메르스 전파의 주범을 낙타로 생각했지만, 박쥐가 낙타에게 전염시킨 것이라는 선행 연구도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컬럼비아 대학의 바이러스 학자 사이먼 앤써니 박사는 “이제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이해함으로써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이전에 사전 대책을 세우고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박쥐 1만2천3백 마리, 설치류 3천4백 마리, 원숭이 3천5백 마리를 포획했다가 다시 풀어줬습니다. 연구 지역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부ㆍ중부 아메리카 지역의 20여개 나라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전에도 생태계에 있던 질병이 인간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유명했던 국가들이었습니다.

박쥐가 어디사는지에 따라 종간 감염도 다르게 일어납니다. 출처 : 포토리아
박쥐가 어디사는지에 따라 종간 감염도 다르게 일어납니다. 출처 : 포토리아

박쥐, 다른 동물에도?!

 

연구진은 이 동물들의 침, 소변, 대변을 채취해 유전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약 박쥐 중 10%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0.2%에 불과했습니다. 연구진은 박쥐의 종류가 다양한 지역일수록 바이러스의 종류도 다양해졌다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그 대표적인 지역인 아마존 열대우림이었습니다.

 

다양한 박쥐 종류가 산다는 것 말고도 다른 위험 척도가 존재합니다. 동물이 가진 병균을 인간에게 옮긴다는 것은 다른 종간에 균을 옮길 수 있다는 뜻인데요. 아프리카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다른 종에게 균을 옮긴 사례가 네 배 많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각 지역에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이거나 박쥐가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활동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앤써니 박사는 “다음 단계는 균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 그렇지 않은 동물에게 어떻게 균을 옮기는지 연구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지난 4월에 발표된 연구에서 메르스와 관련된 바이러스가 우간다의 박쥐에게서 발견되었는데, 실험 결과 이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옮아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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