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를 심장에 감염시킨다
심장마비가 일어나면 심장에 흐르던 피가 멈추고 신체 조직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며 세포들이 죽어갑니다. 만약 수술로 혈류를 복구하기 전까지 죽어가는 세포에 산소를 공급한다면 이러한 치명적이고 영구적인 손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쥐를 대상으로한 실험을 통해 이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산소를 만들어내는 박테리아를 심장에 감염시키는 겁니다.
박테리아 '광합성 능력' 이용해
연구에서 사용된 박테리아는 ‘시네코코커스 일롱게투스(Synechococcus elongatus)’로, 식물처럼 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산소로 변환하는 녀석입니다. 바이오 연료를 연구하는 생명공학자들에게 익숙한 박테리아죠. 이 미생물이 산소가 필요한 조직에 제대로 공급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진이 쥐의 심장 근육에 이 박테리아를 감염시켰습니다. 그 다음 신체 조직의 동맥을 막아 심장마비를 유발시켰습니다. 이 때, 심장을 열어 연구실의 자연광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심장마비 발생 45분이 지나자 박테리아가 감염된 쥐의 심장은 그렇지 않은 쥐의 심장보다 60% 더 많은 피를 공급했습니다. 박테리아 감염을 시켰지만 빛을 비추지 않은 심장보다는 30% 더 많은 피를 공급했습니다.
인간에게 적용은 아직...
이 박테리아가 심장마비로 인한 심장 기능 손실을 막아주는 데에는 한 몫을 하지만 또 다른 위험을 제공하지는 않을까요? 심장마비 1주일 이후 쥐의 피를 뽑아 분석한 결과 이 박테리아가 다른 역효과를 미쳤다는 흔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병원균이라고 알려져 있지도 않습니다. 분명 이 방법은 설치류를 대상으로 심장 기능 손실을 막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이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하기엔 거대한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시나이산 병원의 심장병 전문의 초드리(Hina Chaudhry) 박사는 “인간은 심장 근육이 쥐보다 두꺼워서 빛이 박테리아가 있는 깊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박테리아가 기존에 알려진대로 인간에게 무해한 것인지 아직 확신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