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를 '마셔야' 임신이 가능한 생물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같지만, 정말로 있습니다. 아마존 강에 사는 작은 메기과 물고기 이야기인데요.
일본 오사카시립대 대학원 이학연구과 코다 마사노리 교수는 1995년에 <Sperm drinking by female catfishes:a novel mode of insemination> 논문으로 이 특이한 생식 방법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물고기는 코리도라스 아에네우스입니다. 이들 체위는 조금 특이한데요. 암컷이 입을 크게 벌려 수컷의 복부를 향해 직각으로 접근합니다. 워렌 버제스(Warren E. Burgess) 박사의 책 <A Complete Introduction to Corydoras & Related Catfishes>에 따르면 이를 T-자세(T-position)이라고 합니다.
암컷이 수컷의 생식구에 입을 갖다대고, 정자가 분출되면 암컷이 이를 삼킵니다. 순식간에 수정이 일어납니다.
고생물학자이자 미국 LA 자연사박물관의 부관장인 존롱의 책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에서 이런 특이한 수정 방법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책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 특이한 체위가 서식환경에서 완벽하게 적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 물고기들이 사는 시냇물은 유속이 매우 빠릅니다. 정자들이 물살에 휩쓸리기 쉽죠. 암컷이 물속에 알을 낳고 수컷의 정자를 뿌리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수정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암컷이 미수정란을 가지고 있다가, 수컷의 정자를 마셔 수정시키는 방법을 택한거죠. 이 정자가 다양한 경로로 들어가 수정란이 되고 후에 암컷이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생물은 참. 다양한 번식 방법을 갖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