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의 '범'이라고 하면 호랑이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표범이 한국에 살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생물다양성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표범은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종입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죠.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황해도, 백두대간, 지리산, 설악산 등에 분포했다고 합니다. 동작이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이 표범은 물을 무서워하지만 필요하면 넓은 강도 헤엄쳐 건너는, 호랑이와 다른 면모가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동물작가 엔도 기미오의 저서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는가?>에서 한국 표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책에 따르면 공식적인 한국의 마지막 표범은 1962년 경남 합천군 오도산에서 생포된 수컷입니다. 창경원에 살다가 1972년에 죽었다고 하네요.
엔도 기미오의 또 다른 책 <한국의 마지막 표범>에 한국 표범의 마지막이 담겨있습니다. 창경원에 있던 오도산의 표범은 1973년 8월 19일, 더웠던 여름에 순환기 장애로 인해 폐사했다고 합니다. 사육된지 11년 5개월 만이었습니다.
이렇게 표범이 사라지게 된 데는 일제강점기 시절 집행된 '해수구제정책'이 한 몫 합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을 사냥한 거죠.
책에 따르면 1915년 한 해에만 사냥 당한 표범이 95마리인데요. 이 숫자가 많아 보이지만 이미 조선시대를 거치며 상당히 개체 수가 줄어든 이후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들이 산에서 활발하게 살았을 때는 어느 정도 였을지 짐작이 가시나요?
책에 작가와 당시 경희대학교 조류연구소 원병오 교수의 대화가 등장합니다. 원교수는 기미오 작가에게 "지리산에는 아직 표범이 남아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발자국이 있었다는 아주 작은 정보입니다만"라고 말합니다.
한국 표범이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져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