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전기로 자극했더니 머리가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군요.
호주 시드니대학의 마음센터(Centre for the Mind) 앨런 스나이더(Allan W.Snyder)교수와 리차드 치(Richard P.Chi)의 실험을 보면 뇌의 신비를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일시적으로 머리가 좋아졌다고 추측할 만한 결과가 2012년 neuroscience Letters에 실렸습니다.
일반인 33명이 이 실험에 참가했습니다. 뇌 자극을 주기 전과 후 특정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꽤 유명한 퀴즈입니다. 연필을 종이에서 떼지 않고 9개의 점을 4개의 직선으로 모두 잇는 건데요.
자극을 주기전에는 아무도 문제를 풀지 못했습니다. 물론, 가짜 자극을 줬을 때도 성공한 사람은 없었죠.
그러나 뇌에 전기 자극을 주자 전체 중 14명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대략 40% 입니다.
자극을 보내 찌릿찌릿
이들은 매우 안전한 뇌자극을 받았습니다. 경두개 직류 자극술(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인데요.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김준원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원 박사의 논문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경두개 직류자극술의 활용>에 따르면 매우 낮은 직류 전류를 머리 두피에 흘려 뇌를 자극하는 치료 기술이라고 합니다.
뇌는 두피와 두개골로 둘러싸여 있어 전기가 흐르기 어렵지만, 두피를 통해 미세한 전류를 흘려주면 그 중 일부인 10%~20% 정도가 뇌피질에 도달해 뇌신경의 활성을 변화시키는 원리라고 하네요.
양극(+) 자극은 대뇌 피질의 활성도를 증가시키고 음극(-) 자극은 활성도를 억제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앨런 스나이더의 실험은 실험자들의 뇌 왼쪽 앞 측두엽을 억제하고 오른쪽 앞 측두엽을 흥분시켰습니다. 좌뇌를 억제하고, 우뇌를 활성화시킨 겁니다.
그 결과, 전체 실험자 40%의 머리가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결과를 얻은 거죠.
기억력도 좋아져
이처럼 뇌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며 뇌를 이해하려는 연구들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린 연구도 주목할 만한데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마이클 카하나 교수 연구팀은 뇌 전기자극을 주면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간질환자 102명의 뇌에 적절한 타이밍을 봐서 전기 자극을 주자 기억력이 좋아졌습니다. 후에 알츠하이머병이나 뇌에 손상을 입어 기억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뇌, 어디까지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아참, 위에 점 9개 직선 4개로 잇기 문제 푸셨나요? 정답을 공개합니다.
짜잔! 맞히셨다면 전기 자극이 따로 필요없는 수재인 걸로 하죠. 우리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