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고기는 해삼 XX가 은신처다
이 물고기는 해삼 XX가 은신처다
  • 이승아
  • 승인 2017.07.07 21:04
  • 조회수 12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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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값은 비싸고, 내가 살 곳은 없죠.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자꾸 자꾸 밀려납니다. 어떤 물고기는 살다살다 '항문'에 산다고 합니다.

 

저 깊은 바다 어딘가에 사는 숨이고기(Pearl fish) 이야기입니다. 이 물고기는 해삼 항문에 살고 있습니다. 식용으로 쓰지 않는 아주 커다란 해삼에서만 사는데요. 

 

왜 숨이고기?

 

한글 이름 '숨이고기'와 영문명 Pearlfish(진주 물고기) 아예 뜻이 다릅니다. 어쩌다 숨이고기라는 이름이 붙은 걸까요? 국립수산과학원 박정호 연구사에 따르면 "숨이고기 이름의 어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마 처음에 소개될 때 숨이고기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며 백과사전 등에 소개돼 있는 "숨이고깃과라는 분류는 없다"고 합니다.

 

나!! 항문에 산다고 무시하지마라. 출처 : Wikimedia Commons

권오길 교수의 책 <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에 따르면 숨이고기의 길이는 20cm 남짓이고, 몸은 옆으로 납짝하고 길쭉하게 생겼습니다. 

 

해삼과 숨이고기는 공생 관계입니다. 큰 고기가 나타나 잡아먹힐 것 같으면 숨이고기는 해삼 항문으로 들어갑니다. 해삼이 일종의 은신처 역할을 합니다.

 

 

*조금 징그럽습니다. 50초부터 보시면 쏙! 들어가는 숨이고기를 볼 수 있어요.

 

해삼은 아가미 대신 항문에 있는 '호흡수'라는 기관으로 숨을 쉽니다. 숨이고기가 항문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깨끗한 물이 들어갑니다. 더러운 물은 빠져나오고, 깨끗한 물이 들어가니 해삼의 호흡이 한결 편해지겠죠? 

 

권오길 교수의 책에 따르면 이 해삼이 숨이고기 말고 다른 세입자는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물고기가 해삼에 들어오면 홀로수린스(Holothurins)라는 독을 뿜어버려 쫓아냅니다. 

 

숨이고기와 해삼의 관계가 깨나 끈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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