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 동그랗게 빛나는 둥근 은하가 보이시나요? 은하의 가운데 부분과 바깥 둥근 부분이 연결돼 마치 바퀴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일명 '수레바퀴 은하'라고 불립니다.
이 수레바퀴 은하와 왼쪽에 보이는 두 개의 은하는 조각가(Sculptor) 자리 방향으로 약 4억 광년 떨어져있는 은하단의 일부입니다. 오른쪽 커다란 수레바퀴 은하의 테두리 너비는 대략 10만 광년에 이릅니다. 이 테두리에서 밝고 무거운 별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수레바퀴로 태어난 건 아닙니다. 아마도 평범한 나선 모양이었을 걸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그 나선 은하에 작은 은하가 충돌해 뚫고나가 중력이 요동쳤고 은하 모양(morphology)에 변화가 일어나 오른쪽과 같은 커다란 수레바퀴 은하가 된거죠. 헥헥.
어떤 은하가 그랬냐고요? 일부 천문학자들은 수레바퀴 은하 왼쪽 아래에 있는 작은 두 은하를 그 후보들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조금 더 자세히 보시죠.
두 은하의 병합 현상을 연구한 다체모의시뮬레이션(Numerical Simulation) 영상입니다. 수레바퀴 은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4가지로 나눠서 보여주고 있는데요. 위 두 개는 별들의 분포이고, 아래 두 개는 가스의 분포입니다. 별과 가스의 분포를 쉽게 보여주기 위해 따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의 해상도는 100pc(파섹) 입니다. 람세스(RAMSES) 코드를 이용해 은하가 충돌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여기에 우주에서 일어나는 피드백이펙트(feedback effects), 가스 쿨링(gas cooling), 별탄생(star formation) 등 중력 이외의 물리 효과를 추가해 완성된 영상입니다.
우주에서 은하 간 정면 충돌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수레바퀴 은하의 형성 과정은 매우 신박한 충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성간 가스와 먼지가 압축되고 별을 형성하는 파장이 마치 연못의 잔물결처럼 퍼져나가며 이런 바퀴의 '살'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가 보는 우주의 수레바퀴가 완성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