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미, '배운 게 도둑질'
이 거미, '배운 게 도둑질'
  • 이승아
  • 승인 2017.08.31 15:05
  • 조회수 2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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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리스킨 박사가 그의 책 <Mother Nature Is Trying to Kill You>에서 도둑질 거미의 정체를 폭로했습니다. 약 1mm 크기의 매우 작은 사이즈를 자랑하는 쿠리마구아(Curimagua) 거미입니다. 도토리거미과에 속합니다. 

 

도둑질한다!!!  flickr/stavos

그런데 이 거미는 대범하게 자신보다 삼십 배 가량 큰 디플루라(Diplura) 거미의 먹이를 훔쳐갑니다. 참 대담한 녀석인데요.

 

료 사진, 타 거미의 먹이 도둑질 하는 작은 거미. 출처: Marco Cesar SilveiraI; Hilton F. JapyassúII(2012)

이 작은 대도(大盜)는 디플루라 거미가 먹이를 먹기 시작하면 태연하게 그 앞으로 와 먹이를 뺏어먹습니다. 위 사진처럼 말이죠. 안타깝게도 쿠리마구아 거미 사진을 구할 수가 없어 부득이하게 다른 거미의 모습을 첨부했다는 점 양지바랍니다.

 

심지어 쿠리마구아 거미는 먹이의 주인인 디플루라 거미의 몸 위를 올라다니기까지 한다는데요. 몸집도 큰 디플루라 거미는 왜 쿠리마구아 거미가 자기 먹이를 가져가게 내버려 두는 걸까요?

 

디플루라 거미 으왕! 출처: Andreas B/flickr

댄 리스킨 박사는 쿠리마구아 거미의 크기는 너무 작아서, 적게 훔쳐가기 때문에 디플루라 거미가 신경쓰지 않는 거라고 설명합니다. 도둑 거미가 훔쳐가는 열량이 이 거미를 잡을 때 필요한 열량보다 더 작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는게 디플루라 거미 입장에선 이득인거죠.

 

디플루라 거미가 이 도둑을 경찰에 신고하지도, 쫓아내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먹었으니 엄연한 도둑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이렇게 매번 도둑질해서 먹다보니 쿠리마구아 거미에겐 이 기술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책에 따르면 4만 4천 종의 거미 중 거의 유일하게 고유의 사냥기술이 없을 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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