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파(Heat wave)가 항공 운행을 아주 어렵게 만들거라는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13일 학술지 <Climatic Change> 온라인 판에 'The impacts of rising temperatures on aircraft takeoff performance'라는 이름으로 발표됐습니다.
열파? 겁네 더운 것
열파(Heat wave)라는 말이 익숙치 않으실텐데요. 쉽게 말하면 매우 심각한 더위입니다. 과학용어사전을 참고하면 '더운 기단이 밀려들어와 이상 고온이 되는 현상'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최광용 연구 교수는 그의 논문 <지난 100년 동안 서울시에 발생한 강한 열파 패턴과 노인사망자에 미치는 영향>에서 열파를 '인간 사망을 유발하는 심각한 더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상청은 열파를 폭염이라고 새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무더위 때문에 비행기 운행에 문제가 생긴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극도로 상승하면 향후 수십 년 동안 항공 운송 시스템에 영향이 있을거라고 밝혔습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기체의 밀도가 낮아지는데요. 공기 밀도가 낮아졌다는 말은 비행기를 떠받치는 공기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비행기를 받쳐주는 공기의 양이 줄어들면 비행기 날개에도 영향을 줘 비행기를 띄우는 힘도 줄어듭니다. 항공기에 적재할 수 있는 중량도 제한해야 하죠.
무거운 비행기가 더운 날씨에 올라가려면 지금보다 더 긴 활주로가 필요합니다.
열파가 비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기 위해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 중동과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19개 공항에 기후 모델을 적용해 2060년과 2080년까지 온도 변화를 한 시간 단위로 예측했습니다.
뉴욕의 존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 공항, 런던의 히드로(Heathrow) 공항, 파리의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공항처럼 특별히 긴 활주로를 가지고 있는 공항은 그 영향이 비교적 적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짧은 활주로를 가진 뉴욕의 라 구알디아(La Guardia) 공항은 가장 더운 날엔 보잉 737-800 항공기의 절반 이상이 무게 제한을 받게 되고, 두바이 국제공항도 가장 더운 날 55% 가량의 보잉 777-300 항공기들이 무게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연구진은 연간 하루 최고 기온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의 10~30%는 무게 제한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실을 수 있는 최대치보다 승객이나 짐을 덜 실어야한다는 거죠.
열파가 전 세계 항공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이후 항공기 설계, 항공 스케줄, 활주로 길이에 새로운 적응이 필요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이 또한 지구 온난화의 악영향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