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년 전으로의 여행 (1)
46억 년 전으로의 여행 (1)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17.09.1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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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아이작 뉴턴경. (화가 : Sir. Godfrey Kneller (1689)). 출처 : http://www.newton.cam.ac.uk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앞을 내다볼 수 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를 딛고 서 있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뉴턴의 실수 그리고 성운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지만, 뉴턴이 태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물리학자들은 크리스마스에 “메리 뉴턴 마스”라는 인사를 종종 나누곤 합니다. 물리학에서는 뉴턴이 예수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적분학의 발명과 정립에 있어서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뉴턴과 경쟁자였습니다. 둘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라이프니츠 조차 "인류 역사상 뉴턴이 살았던 시대까지의 수학을 놓고 볼 때, 뉴턴이 이룩한 업적이 반 이상이다” 라는 엄청난 존경의 찬사를 보냈습니다.

 

뉴턴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기존 아리스토텔레스 사고관의 붕괴였습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은 그동안 신성시 되던 천상이나, 천대 받던 지상 모두 같은 한 가지의 우주 법칙을 따른다는 내용입니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뉴턴의 설명에 기존 아리스토텔레스 사고관은 빠르게 붕괴되어 갔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총명 했던 천재로 아인슈타인을 뽑지만, 이 아인슈타인이 서 있을 수 있던 어깨가 되주었던 거인은, 다름 아닌 뉴턴이었습니다. 

 

실로 뉴턴이 남긴 업적은 정말 엄청 났습니다. 미적분학의 기초를 세우고 고전역학을 다졌다는 업적만으로도 학계와 대중 양측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 가운데 1명으로 꼽힐 만 합니다. 

 

뉴턴의 이론을 바탕으로 비로소 천문학은 찬란한 발전을 이룩하기 시작했지만, 정작 뉴턴 자신에게는 거부할 수 없었던 신의 존재가 커다랗게 자리 잡힌 탓에[1] 성운설을 주장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뉴턴은 물리학자 이기 이전에 신학자이자 성직자였기 때문입니다. 뉴턴이 저술한 분량으로만 따지면 신학 관련 저술이 오히려 물리학 관련 저술보다 더 많습니다[2]. 

 

영국의 물리학자 데이빗 브루스터는 그의 수많은 저서 중에서 단연코 가장 중요한 출판물로 손꼽히는 <뉴턴의 삶>에서 뉴턴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뉴턴이 종교적 믿음 때문에 성운설을 무신론적 이론으로 여겼다. 신의 중재 없이 오래 된 체계로부터 새로운 체계가 자라난다는 것은 뉴턴경에게 확실히 터무니 없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처럼 위대한 뉴턴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행성운동의 기원을 “신의 일격”으로 주장하는 실수를(적어도 물리학적으로는) 범했습니다. 인간의 신에 대한 믿음은 예나 지금이나 초월적이고 신비로운 관계에 놓이나 봅니다. 하지만 뉴턴 사후 뉴턴의 이론을 중심으로 금기 사항들이 하나 둘씩 무너지고, 차차 천문학은 논리적인 학문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뉴턴 사후 20여년이 지나자 프랑스의 철학자 드 뷔퐁이 “태양계는 공통의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성운설을 발표했습니다. 모든 물질들은 중력으로 인해 뭉쳐지면서 둥근 형태를 이룬다는 점을 근간으로 하는 이 최초의 성운설은 최초의 본격적인 태양계 형성에 관한 이론이었습니다. 

 

이후 이 성운설에 대해서 뉴턴역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물리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고독의 철학가 임마누엘 칸트였습니다. 이 이론이 훗날 “라플라스-칸트의 성운설”로 알려진 이론입니다. 칸트는 우주의 생성 그리고 진화에 관하여 중력과 반발력 그리고 그들이 대립되는 관계를 믿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태양계의 기원은 지름이 몇광년이나 되는 큰 원시구름(가스성운)입니다. 천천히 자전하던 이 가스성운은 온도가 식으면서 중력에 의한 수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수축으로 인해 회전이 빨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중심부에는 원시 태양이 탄생하게 됩니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원소들은 서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힘들은 그 자체가 생명이고 근원입니다. 모든 물질들은 저마다의 형태를 이루려고 분투하는 동안 밀도가 높은 원소들이 작은 원소들을 끌어당기면서[3] 커지곤 합니다. 

 

성운설은 행성들의 동일한 평면 상에서의 운동, 행성의 공전방향과 태양의 자전방향 일치등을 잘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최초의 이론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전하는 물체의 운동량을 볼 때 원시성운은 응축이 불가능 하다는 점이 밝혀져 이 이론은 그만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납니다. 불과 30년 전에 어린 별들을 관측한 결과 먼지와 가스로 둘러 쌓인 아주 큰 원반으로 둘러 쌓여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지금은 원시행성계 원반으로 불리는데요. 이를 계기로 성운설은 다시 고개를 들게 되었습니다. 태양계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천체들은 원초적인 하나의 물질에서 분리되어 우주 공간을 채운 것이라는 이 주장이 현재의 과학기술에 의해 어떻게 증명이 되고 반박이 되었는지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태양계란?

 

먼저 태양계(Solar System)의 정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태양계는 대략 46억 년 전 분자구름의 중력붕괴로 형성된 태양과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태양을 돌고있는 주변 천체 모두를 말합니다. 

 

우리 은하 내 수천 억개의 별들 중 아주 평범한 별인 우리 태양은 여타 다른 별들 처럼 태양계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 나선 팔의 파동운동 영향으로 초기의 탄생 위치에서 멀리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현재 은하 중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26,500 ± 1,400 광년[4] 입니다. 수평 방향으로는 전체 은하 디스크의 중간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직 방향으로는 은하 기준평면(은위 0도)으로부터 약 60~70광년 정도 거리의 윗 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림2에서 빨간 별표가 우리 태양계의 위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림 2. 우리 은하계의 모습입니다. 중앙 하단 부분에 다소 큰 별표로 표시 되었지만, 빨간별의 위치가 우리 태양의 위치입니다. 출처 : NASA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은 태양계 안쪽 먼지원반인 소행성띠(Astroid belt) 보다 안쪽에 있는 네개의 지구형 행성인 수성, 금성, 지구, 화성 그리고 소행성띠(Astroid belt) 보다 바깥쪽에 있는 네 개의 목성형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각의 행성들은 그들을 공전하는 위성들을 거느립니다. 해왕성의 공전 궤도 정도부터는 대부분 물, 암모니아, 메탄 등이 얼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태양계 바깥쪽 먼지 원반인 카이퍼대가 있습니다. 더 바깥쪽에는 긴 주기를 가진 혜성들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 있는데 이 크기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그림 3 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들, 먼지 원반, 각종 위성 및 미행성들 그리고 오르트 구름을 묘사한 상상도입니다. 오르트 구름 넘어로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센타우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림 3. 우리 태양계의 상상도를 잘 나타내준 천체 삽화입니다. 출처 : https://www.universetoday.com

우리 태양계의 나이

 

아쉽게도 우리는 우리 태양계의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태양의 연령을 이론적으로 직접 도출하는 것을 아직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힌트를 얻을 순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초기 태양계가 형성되고 난 후, 행성이 되기까지는 겨우 수천만 년도 걸리지 않는다는 계산 결과가 있기 때문인데. 태양의 연령은 지구행성의 연령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앞섰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와 달, 소행성, 그리고 지구에 떨어진 암석이나 별똥별 등 모든 천체들에 포함된 암석의 반감기를 통하여 각각의 나이를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동위원소[5]가 붕괴되면서 그 양이 절반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우리는 반감기라고 부르는데요. 이 반감기는 각각의 원소에 대하여 언제 어디서나 항상 일정합니다. 

 

동위원소중에서 방사성을 가지는 원소를 방사성 동위원소[6]라 부르는데, 이때 원래 원소를 모원소(Parent element)라 부르며 새로 생기는 원소를 딸원소 (Daughter element) 라고 부릅니다. 이 반감기 측정에 이용되는 원소는 우라늄 (원소기호 U) 입니다. 우라늄의 방사성 동위 원소는 태양계에 관한 아주 큰정보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은 세 가지 동위원소가 있습니다. 234 U, 235 U, 238 U이 우라늄의 모원소이고 이들이 붕괴되어서 만들어지는 206 Pb와 207 Pb는 그들의 딸원소입니다[7]. 

 

러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각각 다르지만 238우라늄 동위원소의 반감기는 44억 년을 넘습니다. 이처럼 긴 반감기를 가진 238 U은 지각에서 흔히 발견되는 탓에 연대 측정에 자주 이용되곤 했습니다. 따라서 238 U은 지구가 언제 생겼으며, 어떤 지질학적 사건이 발생되었는지 말해줄 수 있습니다. 방사능 측정결과 지구의 나이는 45 - 46억 년 정도로 추정되며, 따라서 태양계의 형성도 46억 년 정도가 아닐까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림 4. 방사성 동위원소 반감기 측정법. 모원소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면 자원소는 원래 모원소 양의 절반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데에 걸리는 시간인 반감기는 각각 원소 마다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방사성 동위원소 반감기 측정법은 지질연대 측정에 주로 사용 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blog.lgchem.com

각주

[1] 뉴턴은 전통적인 기독교 성직자는 아니었지만, 신앙심이 깊었다고 합니다. 그는 심지어 자연과학보다도 성서 해석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뉴턴은 너무도 아름다운 미적분과 자연과학의 법칙 때문에 완벽한 창조주의 존재를 믿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2] 거시경제학 이론을 만든 케인즈는 무료한 탓에 뉴턴에 관한 연구를 하였고 이 때문에 알려진 내용입니다.

[3] 이는 중력의 법칙을 의미합니다. 밀도는 질량과 비례하므로, 큰질량의 물체가 작은질량의 물체를 끌어당김을 의미합니다.

[4] 1광년(light year)은 빛이 1년동안 갈 수 있는 거리를 말합니다. 단위로는 Ly라고 표현하며 1Ly = 9,460,730,472,580.8 km의 거리와도 같습니다.

[5] 동위 원소는 원자 번호가 같지만 원자량이 다른 원소를 말합니다. 동위원소는 그 원소와 같은 수의 양성자와 전자를 가지지만(같은 화학적 성질), 다른 수의 중성자를 가집니다(다른 질량).

[6] 이들은 불안정 하여 감마선이나 다른 아원자 입자를 방출하며 방사성 감쇠를 하게 됩니다.

[7] 235U는 붕괴해 206Pb로 변하고, 236U는 207Pb로 붕괴 됩니다.

 

<외부 기고 콘텐츠는 이웃집과학자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민재(mkim@astrophysik.uni-kiel.de)

Institute of Theoretical physics and Astrophysics,

Christian-Albrechts-Universität zu Kiel, Germany

- CARMENES scientific member

- FOR 2285 Research Unit “Debris Disks in Planetary Systems” 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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