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죄수·간수 실험, 갑자기 중단된 이유는?
모의 죄수·간수 실험, 갑자기 중단된 이유는?
  • 박연수
  • 승인 2017.09.08 16:17
  • 조회수 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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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재현한 스탠퍼드 죄수 실험

 

스탠포드 감옥 실험 사진. 출처: proibidoler

마음 먹기에 따라 사람이 어디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요? 1971년 여름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심리학자인 필립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스탠퍼드 대학 지하를 교도소처럼 꾸몄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험 대상자들을 데려와 죄수와 간수 역할을 나눠 생활하게 했죠. 각종 심사를 거쳐 21명을 최종 선발했고 11명은 간수로, 10명은 죄수로 지내보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실험은 15일간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봉인된 과학실험>을 참고하면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경찰차를 동원해 죄수들을 체포했다고 합니다. 체포 후에는 모의 교도소에 수감했고 모의 죄수들의 지문을 채취하고 옷을 벗긴 후 '이'를 없애는 살충제를 뿌리고 죄수복을 입혔습니다. 모의 간수에게는 군복풍의 옷과 선글라스, 고무 경찰봉등을 지급해 간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죠.  물론 모의 죄수에 대한 실제 폭력 행위는 금지됐습니다.

 

스탠포드 감옥 실험. proibidoler

첫 날 이후 '아수라장'

 

실험이 순조롭게 진행된 건 첫 날뿐이었습니다. 모의 죄수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농성하자 모의 간수는 주모자를 독방에 가두고 불합리한 처벌을 반복했습니다. 폭력을 휘두르고 독방에서 다른 독방으로 짐을 옮기게 한 다음 다시 또 옮기게 하거나 맨손으로 화장실 청소를 하게 하는가 하면 일부러 모의 죄수끼리 싸움을 붙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더욱 무서운 일은 그런 벌을 계속 받은 모의 죄수들은 점차 순종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면회를 온 친구나 가족에게도 실험이 불합리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실험은 단기간에 종료됐는데요. 실험을 위해 설치한 CCTV에 이 모든 상황이 고스란히 찍혔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은 영화 <익스페리먼트(Expriment)> 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00눈'인 아이는 열등한 아이야

 

수업중인 제인 엘리엇. 출처: antikleidi

마음 먹기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는 또 다른 실험을 보겠습니다. <푸른 눈, 갈색 눈> 책을 참고하면 이 실험은 1968년 4월 5일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초등학교 3학년 한 교실에서 일어난 실험입니다. 평소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제인 엘리엇(Jane Elliott) 선생님의 아이디어였죠. 

 

실험 전날이었던 4월 4일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암살사건 이후 제인 엘리엇은 아이들에게 편견과 차별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동의를 구하고 실험은 진행됐습니다. 

 

 

"갈색 눈이 푸른 눈보다 우월해"

 

제인 엘리엇은 피부색으로 사람의 우열을 판단됐듯 눈동자 색을 기준으로 학생 차별하기로 설정했습니다.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이 푸른 눈을 가진 사람보다 낫다는 거야.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은 푸른 눈을 가진 사람보다 깨끗해. 그리고 더 교양있단다.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은 푸른 눈을 가진 사람보다 똑똑해."

 

푸른 눈을 가진 아이가 실수를 하면 혼냈고, 갈색 눈 아이가 실수를 하면 봐줬습니다. 갈색 눈인 아이들은 뭘 하면 남들보다 더 칭찬받았습니다.  점심시간이 오기도 전에 갈색 눈의 아이들은 행복해보였고 눈이 초롱초롱했다고 합니다. 학업 능률도 올랐죠. 반면 푸른 눈의 아이들은 의기소침했고 학업 능률도 전날에 비해 급격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등생, 열등생은 '키' 차이에서 온다?

 

초등생활 보고서 차별. 출처: EBS 갈무리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인데요. 이 실험은 EBS <다큐프라임> 을 통해 방송됐습니다.

 

선생님은 키 140cm를 기준으로 키 큰 사람은 열등생, 작은 아이는 우등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우등반'인 아이들이 정답을 맞히면 격하게 칭찬했지만 '열등반'인 아이가 정답을 맞히면 '원래 쉬운 문제'라며 깎아내렸습니다.

 

글을 읽을 때 '열등반' 아이에게는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지 않는다며 타박했습니다. 아이는 더 위축돼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 실험은 이유 없는 따돌림을 해결하기 위해 진행됐는데요. 아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모두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뭔가 심리학 느낌나는 그림이지 않아요?하하. 출처: 포토리아

추신 : 스탠퍼드 대학 모의 죄수들은 10여 년에 걸친 추적 조사 결과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이 실험에서 무섭고도 어이없는 사실이 한가지 더 있는데요. 모의 죄수 실험을 진행한 짐바르도 교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의 죄수들이 집단 탈주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짐바르도 교수는 가까운 경찰서로 달려가 진짜 교도소로 이송해달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물론 경찰은 그 요청을 거부했는데요. 짐바르도의 다음 말이 더 재밌습니다. "교도소끼리 이렇게 협조가 안 돼서야(그도 나중에는 자신이 실험한 교도소가 진짜 교도소라고 심각하게 착각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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