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이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한 소행성의 독특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한 덩어리인 줄 알았는데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소행성대에 있는 두 개의 소행성이 서로를 공전한다고 합니다.
눈 여겨볼 만한 대목은 이 천체들이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이면서도 '혜성으로서의 특징'까지 띤다는 점인데요. 바로 300163(2006 VW139)입니다.
허블망원경은 지난 2016년 9월 이 소행성들을 촬영했습니다. 허블 망원경의 높은 해상도 덕분에 중심의 천체가 하나가 아니고 두 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둘은 질량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 100km 간격을 두고 서로를 공전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금 더 알아보자
소행성 300163(2006 VW139)는 2006년 스페이스와치(Spacewatch)를 통해 처음 발견됐습니다. 2011년도에는 팬-스타(Pan-STARRS)가 소행성에서 혜성 활동을 목격했습니다. 스페이스와치와 팬-스타는 나사(NASA)의 근지구물체 관측 프로그램(Near Earth Object Observations Program)의 일환인데요. 지구 주변 작은 천체들을 상대로 일종의 '호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행성 소행성 300163(2006 VW139)은 팬-스타 관측에서 혜성으로서의 특징이 포착돼 288P라는 혜성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쌍소행성이자 혜성인 셈입니다.
소행성? 혜성?
소행성과 혜성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소행성은 화성과 토성 사이 소행성대에 존재하는 감자 모양의 천체들입니다. 보통 행성보다는 크기가 작습니다. 혜성은 태양계 외곽 오르트구름(Oort cloud)에서 태어났을 것으로 추측되는 천체인데요. 태양계 내부로 진입할때 화려하고 기다란 꼬리가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해 허블의 관측은 소행성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담았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태양계 연구팀(Max Planck Institute for Solar System Research)의 팀 리더 Jessica Agarwal는 소행성 300163(2006 VW139)에서 수분이 태양의 열로 인해 승화된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혜성이 태양에 근접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혜성의 기다란 꼬리가 만들어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소행성 300163(2006 VW139)은 비교적 짧은 시간인 약 5천 년 동안만 서로 쌍을 이루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어쩌다가 저런 형태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본래 하나였던 천체가 빠른 회전을 견디다 못해 갈라졌다는 겁니다. 그 이후로는 얼음의 승화가 일어나면서 서로 거리가 계속 멀어졌다는 가설입니다.
얼음에서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증기로 변하는 걸 승화라고 하는데요. 소행성에서 얼음의 승화가 발생하면 물 분자가 방출되겠죠. 물 분자가 방출되면서 방출 방향 반대편을 밀어내 결국 소행성이 나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참고로 소행성대(asteroid belt)에는 쌍으로 존재하는 소행성이 다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소행성 300163(2006 VW139)는 다른 소행성들과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렇다보니 소행성대에서 '소행성 300163(2006 VW139) 같은 천체들을 얼마나 더 발견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주목됩니다. 이는 곧 태양계가 지금보다 아주 젋었을 때, 천체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그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