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화가 나거나 차가 다가와도 피하고 싶지 않았던 적 있으신가요? 혹시 정신을 차려보니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위에 서 있거나 절대 권력자의 명령에 불복해서 불리한 일을 당한 적은 없으신지요?
'내 얘기잖아?' 하시는 분은 병원에 가보셔서 '톡소플라즈마증 검사'를 받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톡소플라즈마 곤디 혹은 톡소포자충이라고 불리는 기생충이 여러분을 조종하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저는 톡소포자충라고 부를게요. 위 사진 속 화살표가 가리키는 생물들이 톡소포자충입니다. 이들의 숙주는 고양이입니다. 이 기생충은 특성상 고양이에게 가고 싶어 합니다. 이를 위해 톡소포자충은 쥐를 이용합니다. 쥐를 용감하게 만드는 건데요.
기생충 전문가 서민 교수 등이 펴낸 책 <기생>을 참고하면 톡소포자충은 쥐를 고양이에게 잡아먹히게 해서 고양이 몸 속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쥐는 고양이 소변에 강한 공포감을 드러내는데요. 톡소포자충에 지배당한 쥐는 고양이 소변을 덜 무서워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방을 4개로 나누고 각 방을 칸막이로 막되 쥐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다음 각 방에 여러 동물의 소변을 두었죠. 1번 방에는 실험용 쥐들이 있었고 2번 방에는 쥐 소변을 두었습니다. 3번 방에는 토끼 소변을, 4번 방에 고양이 소변을 떨어뜨렸대요.
건강한 쥐는 쥐 소변이 있는 방 -> 토끼 소변이 있던 방 -> 자신들이 원래 있던 방 -> 고양이 소변이 있는 방 순으로 머물렀다고 합니다.
반면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들은 고양이 소변이 있는 방에서 보통 쥐들보다 더 오래 머물렀습니다. 머문 순서는 쥐 소변이 있는 방-> 자신들이 원래 있던 방 -> 고양이 소변이 있던 방 -> 토끼 소변이 있는 방 순이었죠.
쥐와 사람은 다른데 이 기생충이 사람을 어떻게 조종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진화생물학자 Jarolav Flegr는 이 톡소포자충이 사람도 조종할 수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상 행동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됐기 때문이라고 여겼습니다. Jarolav Flegr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차가 달리는 도로 한복판에 서 있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체코 절대 권력인 공산당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감옥에 갈 뻔하기도 했대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혈액을 채취해 톡소포자충 검사를 했는데요. 톡소포자충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교통 사고를 2.6배 더 냈다고 합니다.
Jarolav Flegr는 톡소포자충이 사람을 조종해 대인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어 외롭게 한 뒤 고양이를 키우도록 유도하는 거라고도 말했죠. 그는 톡소포자충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를 참고하면 톡소포자충에 감염될 경우 시야가 흐려지고 시야 내에 ‘점’이 보이며 눈의 통증과 함께 빛에 매우 예민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톡소포자충이 폐에 침범하면 호흡 곤란, 발열, 마른 기침, 객혈, 결국에는 호흡 부전을 초래하기도 한대요. 건강한 성인의 경우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면역이 약해져 증상이 심하면 항말라리아제, 항생제로 치료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