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도 찌꺼기 제거한다?!
인간 뇌도 찌꺼기 제거한다?!
  • 이승아
  • 승인 2017.10.18 14:42
  • 조회수 8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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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가 스스로 '뇌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증거가 발견됐습니다. 학술지 <elife>에 발표된 연구인데요. 연구진은 림프관이 뇌에서 찌꺼기와 액체를 걸러내는 작용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성을 띠는 염색약이 림프관을 보여줍니다.  출처: REICH LAB/NIH/NINDS

뇌의 정화능력은 오랜 시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뇌의 정화능력은 1816년 처음 이탈리아계 해부학자 파아올로 마스카니(Paolo Mascagni)가 시체의 림프관을 관찰한 뒤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진전이 없었습니다. 

 

뇌를 스캔했다

 

Daniel Reich 박사의 주도로 미국 국가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MRI를 이용해 5명의 건강한 실험자 뇌를 스캔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는 가도부트롤(Gadobutrol)이라는 자석 성질의 액체를 투여 받았습니다. 조영제로 쓰인 건데요. 이 물질은 분자의 구조가 커서 뇌로 직접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혈관을 통해 새어 나와 경막(dura)으로 들어가기는 적당한 크기입니다. 

 

경막이 뇌를 감싸고 있습니다. 출처: 포토리아

경막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3중 뇌막 중 가장 바깥쪽에 덮힌 막입니다. 서울대학교 병원 자료를 참고하면 경막은 가장 단단한 결합조직으로 구성돼 있으며 골막층과 뇌막층 두 겹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MRI 스캔을 이용해 연구진은 염색제(dye)가 혈관 밖으로 빠져 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경막으로 다시 흘러 들어가 주위 림프관으로 유입되는 과정도 확인했습니다. 

 

참고로 림프관은 면역세포와 몸에서 발생한 찌꺼기를 운반합니다. 작은 모세림프관이 모여 굵은 림프관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엔 가슴관에 모여 상대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갑니다. 

 

우리 몸 림프계(lymphatic system). 출처: 포토리아

연구 결과는 우리의 뇌가 스스로 찌꺼기들을 정화하는 일종의 정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연구진은 과연 뇌의 이러한 정화 시스템이 경화증(sclerosis)이나 신경염증성 질환(Neuroinflammatory disorders)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다르게 작용하는지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레이크(Reich) 박사는 "의대에서 인간 뇌에는 림프 시스템이 없다고 배웠다"며 "놀랍다"고 평했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액체가 뇌로 흘러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몸의 다른 장기들과 마찬가지로 뇌도 림프 시스템을 통해 뇌의 액체를 걸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연구의 결과는 좀 더 증명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높은 MRI 비용 때문에 실험에 참가한 인원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표본의 대표성이 아쉽다는 말일 텐데요. 

 

하지만 만약 이게 진실로 확인될 경우 우리의 뇌와 면역 시스템의 상호관계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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