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머리 위에 뭘 썼습니다. 머리와 기계를 연결하려는 듯 한데요. 뇌의 신호를 기계에 입력하면 피실험자가 생각하는 음악 선율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 실험이라고 합니다.
잠깐! BCI 기술은 뭐임?
루게릭병을 앓고 있거나 심각한 척추 손상으로 전신마비된 사람이 있고 가정해볼까요? 생각은 물론 감정도 느끼지만 신체를 활용한 표현이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생각만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 고안됐는데요. 이 기술을 통틀어 BCI(brain-computer interface)라고 합니다.
BCI는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인데요. 이 기술은 20년 전부터 주목받았습니다. 최근에는 BCI 기술을 이용해 장애인이 스스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자동 휠체어도 제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2010년 독일의 한 연구에서는 이 기술을 사용해 그림도 그렸다고 합니다.
이번엔 작곡도?!
이번 작곡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은 오스트라아의 그라즈 공과대학(Graz University of Technology) 신경공학센터 신경공학자들이 개발했습니다. 생각만으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연구진은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실험했고, 연구 결과는 <Plose one> 저널에 개제됐습니다.
신경공학센터의 책임자이자 연구의 수석저자인 뮬러 푸즈(Mueller-Putz)는 '뇌 그림 그리기' 성공에 감명을 받았고 이 기술을 음악과 작곡에도 실질적으로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대요.
이 기술은 뇌에서 전해진 낱말 하나하나를 받아적고 특정한 곡의 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온음과 반음, 샵, 플랫 등의 음악 악보를 적을 수 있다고 해요.
개인마다 뇌가 모두 다르죠. 때문에 이 시스템이 사용자의 생각을 정확히 읽기 위해서는 컴퓨터 시스템에 사용자의 생각 흐름을 제대로 입력하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컴퓨터에 생각을 입력하기 위해 사용자는 6x6 문자열이 나타나는 컴퓨터 스크린을 먼저 주시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컴퓨터 스크린을 보면 불특정한 플래시가 깜빡 거립니다. 그 때마다 뇌파가 컴퓨터에 전해져 사용자의 뇌를 파악할 수 있대요.
컴퓨터가 사용자의 뇌를 파악하면 사용자는 이제 낱말을 정합니다. 생각만으로 말이죠. 문자열은 계속 깜박거리고 사용자는 원하는 문자에 집중해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컴퓨터가 사용자가 떠올린 문자를 찾아내죠.
생각을 이용해 각각의 문자를 정하는 것은 느리지만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뮬러 푸즈(Mueller_Putz)는 실험에서 BCI 초보들도 첫 시도에 88%의 성공률로 철자를 정확히 복사해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또한 음악인을 섭외해 생각만으로 오스트리아 민속음악의 음을 복사하게 했는데요. 평균 21분 걸렸다고 합니다. 자유 작곡을 할 때는 15분 만에 26개의 음을 만들기도 했다네요.
이 실험으로 BCI 기술로 음악 작곡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습니다. 다음 단계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이며 그들의 피드백을 모으는 겁니다. 뮬러 푸즈 박사의 장기적 계획은 이 기술을 스마트폰처럼 작은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하는 거라고 알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