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나라의 인구센서스: CyTOF
면역나라의 인구센서스: CyTOF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17.12.13 10:25
  • 조회수 6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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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한민국에선 닝겐의 인구센서스(인구주택총조사)가 실시되었습니다. 태어난 장소, 출신 초중고, 모시고 있는 냥이, 심지어는 통근 방법까지… 등등 무려 44문항이나 되는 항목을 조사하였지요. 

 

흥미롭게도 연구자들이 면역세포를 조사하는 방식은 우리가 인구센서스를 통해 인구 통계를 내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마치 인구센서스에서 개개인의 정보를 여러 항목으로 정리하듯, 연구자들은 면역세포 표면에 발현된 주요 표면인자(surface markers)가 무엇인지 조사하여 면역세포를 그룹 짓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글에서 소개하였던 B군은 CD19와 B220를, T양은 CD3, TCR, CD4를 세포 표면에 특이적으로 발현합니다. 이 경우 B군과 T양을 구별하는 데는 총 다섯 가지 항목을 조사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이런 민증을 발급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런 민증을 발급하지는 않습니다.

B군은 형제가 있습니다. B군은 Germinal Center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지만(B세포가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B군의 큰형, M군은 “폐”라는 도시에 유학을 가 있군요. 동생은 아직도 골수초등학교(Bone marrow)에서 급식을 먹고 있습니다. 집사인 제 눈에는 어찌되었든 세 형제가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만(CD19+ B220+)....막상 서로 모아놓고 닮았다고 하면 싸움이 나더군요. 

 

흠 자세히 들여다보니 B군은 전투화에 물광이 눈부시네요(Fas+ GL7+를 추가 발현). 큰 형은 유난히 기억력이 좋은데(Memory B cells) 항상 펜과 수첩을 휴대(CD80+ PD-L2+ 추가발현)하고 다닙니다. 막내 동생은 아직도 유치(pre-BCR)가 빠지지 않아서인지 영구치가 별로 없네요(IgM negative). 이 세 형제를 세분하려니 조사해야할 항목 (surface markers)이 5개가 추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구센서스에서 44개 항목을 조사하듯, 연구자들도 표면 인자를 그냥 죄다 측정해버리면 세포 분류가 끝나는거 아닙니꽈!!!!!!(...) 그러나 문제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이들 표면 인자들의 면역세포 표면에서의 발현정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Cytometry라고 부르는데요. 루틴하게 사용되는 최근 설비들의 경우, 세포 표면에서 최대 7-8개 정도 표면 인자를 동시에 측정하는 것이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의 표면 인자를 측정하는 것은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fluorophore의 신호가 중첩(spectral overlap)되기 시작하여 정확한 결과를 얻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존의 Cytometry와 Mass spectrometry 기술을 결합하고 대학원생과 포닥을 갈아넣어 (...) 무려!! 한 번에 40개 이상의 표면 인자…를 single cell level에서 정량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개발되었습니다. 포인트는 이 기술이 더 이상 fluorophore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더이상 신호가 중첩되는 한계에서 자유로워 동시에 측정 가능한 표면 인자의 수를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면역나라 인구센서스를 가능케 한 cytometry 의 끝판왕, CyTOF를 소개하며 이 기술을 적용한 올해 5월 논문을 간략히 설명하고자 합니다(http://www.cell.com/cell/abstract/S0092-8674(17)30427-0).

 

저자들이 CyTOF를 적용하기로 선택한 모델은 다름아닌 “폐암(Lung Adenocarcinoma)” 모델입니다. 특히 폐암의 경우 암의 진행 초기부터 다양한 면역 세포들이 폐조직으로 침투하여 폐암 발달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이 과정에 참여하는 면역 세포의 종류가 너무 다양하여 그 profile을 기존 flow cytometry로 분석하는데 기술적 한계가 있었던 셈이지요. 저자들은 CyTOF를 이용하여 폐암 발달 초기에 폐암 조직에 들어간 (infiltrated) 면역세포의 Atlas를 제공합니다

 

결과가 방대하나 간략히 정리해보면, 폐암 초기환자의 폐 조직 내 면역반응은

1. Reduced CD8+T/Treg ratio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Treg 세포수는 증가한 반면 암을 직접 공격하는 CD8+ T cells 감소)

2. Increased PD1+ T cells (남아있는 T cells 은 exhausted하여 non-functional 한 특성)

3. Reduced CD16+ NK cells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cytolytic) NK cells 수 감소)

4. Tumor infiltrated macrophage 중 PD-L1 expression 높은 것 들이 tumor invasive margin에 존재 (Tumor invasion에 역할을 하는듯함)

5. Macrophage 의 전체 숫자는 불변하나 immunosuppressive 역학을 하는 PPARgamma를 발현함

6. Reduced CD141+ dendritic cells

 

특히 Macrophage와 Dendritic cells들은 Mononuclear phagocytes로서 암세포조직 내에서 발견될 경우 특별히 Tumor infiltrating myeloid cells(TIM)으로 불리우는데요. 이들은 innate immune function을 매개하는 동시에 tumor-associated antigens를 T 세포에 제공하여 T cell activation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이 폐암 초기에 중요하다는 보고는 이 분석을 통하여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입니다.

 

CyTOF 기술이 처음 소개 된 2011년 Garry Nolan lab의 논문은 요기입니다(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273988/). 

 

현재는 미국 주요 대학교 및 연구소에 상당 부분 보급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도 도입되는 날이 오면 좋겟습니다. 냐옹.

 

<외부 기고 콘텐츠는 이웃집과학자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집사의 면역학(zipsaimmunology@gmail.com)

반려과학자 유니온

Catholic Church

원문 출처 : https://www.facebook.com/immunology001/posts/51989858167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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