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휴대전화를 만지다 땅바닥에 떨어뜨려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겁니다. 휴대전화 액정은 잘못 떨어뜨리면 깨져버리곤 하는데요. 저도 몇 년 전 새로 산 휴대전화를 꺼내다 아스팔트 위에 떨어뜨려서 구입한지 일주일 만에 교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일본 연구진이 이런 고충을 해결해줄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하네요.
일본 도쿄대학교의 연구진들은 손으로 조각을 잡아 누르기만 해도 다시 붙는 '셀프 힐링 유리'를 개발했습니다. 이 소재는 연구진들이 접착제를 연구하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이 고분자 물질은 갈라지거나 깨졌을 때 상온에서 30초 정도 붙잡고 서로 눌러주면 스스로 붙는다고 하네요. 이 소재에는 수소 결합 능력을 높여주는 '폴리에테르 티오 요소(polyether-thiourea)'가 포함돼 있어 깨지거나 잘라져도 다시 붙도록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셀프 힐링' 물질들이 많이 연구됐지만 단단한 소재는 아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만든 물질은 유리처럼 단단하고 견고하다는 점이 눈여겨 볼 만하다고 하네요. 또한 열을 가해줘야 원래대로 돌아오는 다른 소재들과는 달리 상온에서도 복원이 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합니다.
다른 분야의 '셀프 힐링' 제품들
유리가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분야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제품들이 개발됐습니다. 지난 2005년 일본 자동차회사 닛산은 외부충격으로 생긴 흠집이 저절로 사라지는 ‘자가 치유 페인트’를 개발했습니다.
2012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에릭 슐라젠 교수팀은 자가 치유 아스팔트를 소개했습니다. 기존 아스팔트에 금속으로 만든 전도성 섬유를 넣어 도로가 파손되면 고주파 자기장을 발생시킵니다. 전도성 섬유가 열을 발생시키면 아스팔트가 서로 다시 달라붙는 원리에 착안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LG G플렉스 스마트폰이 후면에 스크래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렇듯 '셀프 힐링' 소재들은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데요. 이번에 개발된 신소재는 휴대전화 액정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인체의 뼈를 강화시키는 데 쓰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
주요 연구자인 나와기사와는 "물건이 깨졌다고 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환경 친화적 물질로 쓰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