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기적, "과학적 가능성 있다"
모세의 기적, "과학적 가능성 있다"
  • 박연수
  • 승인 2017.12.22 15:29
  • 조회수 57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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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4장

 

모세의 기적. 출처: pinterest

21.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돌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땅이 된지라

22.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걸어가고 물은 그들의 좌우에 벽이되니

 

모세가 히브리인을 이끌고 이집트를 떠났다는 '출애굽' 이야기는 종교를 떠나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법 합니다. 탈출하는 무리 앞에는 넓은 바다가 가로막고 있고 뒤에선 이집트 군사가 쫓아오고 있었죠. 이제 정말 끝이구나 생각할 때 모세가 기도하자 바다가 열려 길이 생겼습니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 과연 사실일까요? 

 

'모세의 기적 = 자연 현상?'

 

무창포 바다갈라짐 현상. 출처: 보령시청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은 '해할현상(바다갈라짐 현상)'이라고 합니다. 얕은 바다나 호수에 강한 바람과 썰물이 겹쳐 일어날 때 발생합니다. 해저 지형 영향으로 썰물 때 주위보다 높은 해저지형이 해상으로 노출됩니다. 마치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처럼 보이는 자연 현상이죠.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은 책 <바이블 사이언스>를 통해 이 기적 같은 일에 대해 "가능성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이정모의 바이블 사이언스. 출처: 바다출판사

'모세의 기적'이 현실에서 정말 나타났을 첫 번째 가능성은 '혜성론'입니다. 때마침 혜성이 접근해 엄청난 썰물이 양편으로 생겼다는 주장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구 전체적으로 재난이었을 겁니다. 가능성이 희박하죠.

 

다음으로 이정모 관장은 지형과 밀물과 썰물 그리고 당시의 기상특성 등으로 인해 가능할지 모른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모세가 히브리인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향할 때 건넌 바다는 오늘날의 홍해가 아니라 '갈대아 바다'라고 해요. 수에즈만과 지중해 사이에 있는 얕은 호수나 늪지대였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집트 관리를 죽이고 여기저기 떠돌던 모세는 아라비아 북서부 지역으로 도망치면서 나일강 유역의 수에즈만 부근을 지났습니다. 그러면서 갈대아 바다의 지형, 밀물과 썰물의 때, 그리고 기상 특성 등을 파악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바이블 사이언스 - 스토리 사이언스 04

바이블 사이언스 - 스토리 사이언스 04

이정모

“만약 우리가 완전한 이론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때 우리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스티븐 호킹 -

과학의 상상력에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을 덧붙여 과학의 문턱을 낮춘다! [스토리 사이언스] 시리즈의 네 번째 책 《바이블 사이언스》가 나왔다.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의 이정모 관장이 집필한 이 책은 성경이라는 텍스트를 과학의 눈으로 재해석하여 성서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과학과 성서가 항상 대립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과학적 시각을 통해 성경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세 번째, '강한 바람'이 모세의 기적을 일으켰다는 분석인데요. 2010년 미국 국립기상연구소(NCAR)와 콜로라도 대학 연구진은 모세가 건넌 바다가 현재 나일 삼각주 동쪽의 '텔 케두아'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됐습니다.

 

모세의 기적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출처: Plos one

NCAR의 칼 드루(Carl drews)가 이끈 연구진은 강이 굽이진 부분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물의 갈라짐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모세의 기적이 발생한 장소로 나일 삼각주 동쪽의 '텔 케두아'라는 곳을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모세의 기적은 '강력한 돌풍'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구진은 바람이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가능해! 출처: PLOSONE

실험 결과 시속 101㎞의 강풍이 12시간 동안 불 경우 약 2m 깊이의 물이 갈라지고 길이 3.2㎞, 폭 4.8㎞의 마른 땅이 약 4시간 동안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람이 그치면 마른 땅은 다시 물에 잠겼다는 분석입니다.

 

'바다갈라짐' 원리는?

 

<대단한 바다여행> 책을 참고하면 바다갈라짐은 정확히 말해 주위보다 높은 해저 지형이 바닷물이 빠질 때 드러나는 겁니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것처럼 보일 뿐이에요. 우리나라의 남해안이나 서해안은 밀물로 인해 수위가 높아졌을 때와 썰물로 가장 낮아졌을 때의 수심 차가 큽니다. 또한 해안선이 복잡하고 바다 밑 모양이 울퉁불퉁해 바닷길이 드러나는 지역이 많다고 합니다.

 

오 그렇군! 출처: 갯벌에서 살아남기

책 <상위5%로 가는 지구과학교실1>과 <갯벌에서 살아남기>를 보면 밀물과 썰물로 해수면의 높이가 달라지는 이유가 적혀있는데요. 지구와 달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당기는 힘)과 원심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구가 달을 잡아당기고 있어서 그런데요.

 

바다 갈라짐을 볼 수 있는 곳 Best 3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날 바다갈라짐을 볼 수 있는 곳. 출처: 국립해양조사원

우리나라에서 바다 갈라짐 현상을 볼 수 있는 곳은 11곳입니다.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 인천의 실미도와 소야도, 경기도 화성의 제부도, 충청남도의 웅도, 충청남도 보령의 무창포, 전라북도 부안군 하섬, 전라남도의 진도, 제주도 서귀포의 서건도, 전라남도 고흥의 우도, 경남 통영시 소매물도, 경상남도의 동섬의 바다 갈라짐 현상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중에서 접근성과 대중성 등을 감안해 3곳을 추렸습니다.

 

1) 충남 보령 무창포

 

 

보령시 무창포 해수욕장은 1928년 서해에서 최초로 개장했습니다. 백사장 길이 1.5km이며 수심은 최대 2m라고 해요. 주변에는 해송림이 조성돼 있습니다. 해수욕과 산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죠.

 

바닷길이 생겼어요. 출처: 보령시청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열림 현상은 바다 물 갈림 현상으로 썰물 상태에서 바닷물이 드러나는 건데요. 매월 음력 보름날과 그믐날을 전후해 2~3회 해변에서부터 석대도까지 1.5km의 바닷길이 열립니다. 이 바닷길을 따라 게, 조개 등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죠. 기암괴석과 해송의 수려한 자연경관은 운치를 더합니다.

 

무창포 바닷길 축제! 출처: 보령시청

보령시는 해마다 8월~ 9월에 무창포 바닷길 축제를 개최한다고 해요. 노래자랑, 조개잡이, 풍등 날리기 등 많은 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2) 서건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서건도는 수중화산으로 섬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높습니다. 육지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풍경과 이국적인 분위기가 일품이죠.

 

서건도 귀엽다. 출처: visitjeju.net

아름다운 산책 코스와 쪽빛 바다가 이루어진 바다 위 작은 정원입니다. 올레길 7코스(외돌개~월평올레)의 중간에 들어서 있으며 제주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갈라지는 명소입니다.

 

3) 실미도

 

실미도까지 연결됩니다. 출처: 실미도 해수욕장 홈페이지

실미도는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도의 실미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 무의도와 갯벌로 연결되는 무인도인데요. 실미도의 동쪽 해안은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서쪽 해안은 온갖 기암괴석들이 아름다운 장관을 자아냅니다.

 

아름다운 장관과 달리 슬픈 역사도 함께하는 장소입니다. 우리측 북파부대원이 지옥 훈련을 했던 장소로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졌죠. 날씨가 좋으면 백령도와 북한 땅이 보이기도 한다네요.

 

좋아요 & 공유 누르고 가랏~출처: 영화 <실미도> 갈무리

바다 갈라짐 현상을 볼 수 있는 위치 등 더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눌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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