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으로 1천억을?…자기계발서 근거 있나?
커피 한 잔으로 1천억을?…자기계발서 근거 있나?
  • 김동진
  • 승인 2018.02.07 23:57
  • 조회수 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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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오죠. 다들 그럴싸한 처세술을 꽤 설득력 있게 주장합니다. 하라는대로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방법들이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까요? 개인 차원에서는 자기계발서에 소개된 내용이 얼마나 타당한 건지 알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웃집과학자>가 과학적 근거를 따져봤습니다. 여러 서적 중에 곧 출시되는 <만사형통>이라는 책을 골라봤습니다.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노하우들은 근거가 있는 얘기일까요?

자기계발서는 어느정도로 근거가 있을까요? 오늘 분석할 책  '만사형통' 입니다. 출처: RHK
자기계발서는 어느정도로 근거가 있을까요? 오늘 분석할 책 '만사형통' 입니다. 출처: RHK

1. 커피 한 잔으로 1억 달러 벌 수 있을까?

 

홍보 및 인간관계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리웨이원은 저서 <만사형통>을 통해 성공하고 싶으면 일상 속 세세한 순간에도 선의를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 사소한 친절에 담긴 '선의'가 훗날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연쇄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리웨이원은 과거 미국에서 PR회사를 운영할 당시 커피 한 잔으로 1억 달러를 벌어들인 사례를 소개합니다. 그는 2005년 대규모 융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고위층과 면담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투자 유치를 위해 은행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했는데 장소가 협소하다면?! 출처: Pixabay
투자 유치를 위해 은행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했는데 장소가 협소하다면?! 출처: Pixabay

투자금을 유치하려면 이 면담에서 골드만삭스 임원들을 설득시켜야했죠. 허락된 면담은 30분. 그런데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10여 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와 이 회사를 시찰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면담을 나눌 회의실은 8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죠. 골드만삭스 융자 고문 몇 명은 회의실 밖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자는 어쩔 수 없이 맞딱뜨린 난처한 상황에 차분하게 대응했습니다. 특히 저자는 직접 휴게실에 가서 커피를 타 그들에게 한 잔씩 나눠줬습니다. 저자는 "아주 일상적인 디테일에 불과했다"고 술회했는데요.

 

아주 작은 친절이었지만 이를 위기관리 능력으로 평가한 걸까요?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의 위기관리 능력에 매우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덕분에 1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죠. 1억 달러면 현재 달러 시세로 약 1,088억 원입니다. 

 

에디터's Check! - Possible!

 

물론 골드만삭스 관계자들에게 커피를 타다준 걸 투자 유치 성공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회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투자했겠죠.

그럼에도 커피 한 잔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효과는 생각보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커피에는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고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커피에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성분이 있다고 합니다. 출처: Pixabay
커피에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성분이 있다고 합니다. 출처: Pixabay

커피에 들어있다는 '사람 행복하게 하는 성분'은 뭘까요? 2013년 발표된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0% 더 낮았다고 하네요. 홍레이 첸(Honglei Chen)박사에 따르면 커피의 '산화 방지 성분'이 사람의 기분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커피향은 스트레스 감소에도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지난 2008년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서한석 박사팀은 <농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e and Food Chemistry)>에 실험용 쥐에게 잠을 자지 못하게 한 뒤 커피향을 맡게 했더니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집중력과 논리적 사고능력이 향상됩니다. 출처: Pixabay
커피를 마시면 집중력과 논리적 사고능력이 향상됩니다. 출처: Pixabay

마지막으로 커피는 두뇌 각성에도 도움될 뿐 아니라 집중도를 높이는 데도 좋다고 합니다. 미국 육군환경의학연구소(U.S. Army Research Institute of Environmental Medicine)에 따르면 커피는 두뇌가 더욱 효율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고 하는데요. 커피를 마시면 반응 시간, 각성 효과, 집중도, 논리적 사고가 훨씬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네요. 

 

사람이 피곤한 상태에서는 의사결정하길 꺼리게 되죠. 골드만삭스 임원들도 작은 친절에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정신이 맑아진 상태에서 투자 설명에 집중했을 거라는 시나리오가 그려집니다.

 

2. 돈 벌 땐 '인맥'이 가장 중요?

 

"백만장자들의 공통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두터운 명함집이라고 말이다. 인맥은 재물의 근원이다"  

 

리웨이원은 인맥, 자금, 능력 이 세 가지가 결합돼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맥이야 말로 '재물의 근원'이며 혼자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할 때 인맥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여 우리 앞의 걸림돌을 치워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탄탄한 인맥이 있으면 창업할 돈이 없을 때 누군가 자금을 대줄 것이고 회사 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되지 못할 경우에도 누군가가 흔쾌히 유동자금을 빌려줄 것이라고 하네요. 

부자들은 모두 두꺼운 명함첩을 갖고 있다?! 출처: Flickr@Aurimas
부자들은 모두 두꺼운 명함첩을 갖고 있다?! 출처: Flickr@Aurimas

마윈, 워렌 버핏 역시 현금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과 합작해 현금을 마련한 적이 있습니다. 링컨과 워싱턴 역시 남에게 돈을 빌려 선거 자금을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왜 어떤 이들은 이처럼 돈을 빌리는데 성공을 하고 누군가는 실패를 할까요? 저자는 인맥에 그 비법이 있다고 합니다. 융자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은 고급 인맥 그룹에서 활동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돈을 번다고 합니다. 

 

에디터's Check! - OK

인맥이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실제로 있습니다.

 

학술지 <한일군사문화연구>에 실린 논문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기업활동의 성공요인 -시부사와 에이이치에게 정보,자본,인재를 제공한 인맥(人脈)'을 보면 인맥이 투자를 받는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삿포로 맥주, 일본제일국립은행을 설립한 일본 기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사업을 시작할때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민간 기업가와 경제인들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시부사와를 신뢰하고 있었고 특히 아이디어를 높이 샀다고 하네요. 논문에서는 이러한 인맥이 투자금 유치에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맥이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출처: Pixabay
인맥이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출처: Pixabay

3. 빌려준 돈은 받으려 하지 마라?

 

<만사형통>의 저자 리웨이원은 돈을 빌려줄 때는 대가를 바라지 말고 투자하라고 주장합니다. 

 

"돈을 빌려주는 것'은 일종의 감정투자다. 순수한 투자라고 여기고 절대로 그 어떤 대가도 바라서는 안 된다.
약간의 감정을 투자해도 그보다 훨씬 큰 '감정'을 대가로 얻을 수 있다"

 

감정투자란 돈을 빌려주고 감정적으로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장의 수익이 아닌 돈독한 인간관계 쌓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쌓아진 호감과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미래에 예상치 못한 도움이나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리웨이원은 감정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인맥투자 전략이라고 하는데요. 돈을 빌려주는 것 자체가 '선행'을 베푸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그 선행의 보답을 받을 수 있다는 논지입니다.

리웨이원은 수익률만 보지 말고 평판 및 인간관계를 보고 투자하라고 합니다. 출처: Pixabay
리웨이원은 수익률만 보지 말고 평판 및 인간관계를 보고 투자하라고 합니다. 출처: Pixabay

일본 맥도날드 창립자 후지아 덴은 자신의 모든 투자를 분류하여 수익률을 계산했더니 감정투자가 모든 투자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았다고 하네요. 유형, 무형의 자산을 모두 계산했을때 말이죠. 

 

에디터's Check!  - half correct & half not

 

돈을 빌려줄 때 눈앞의 수익률만 보지 말고 인간관계 쌓는데에 중점을 두면 훗날 예상치 못한 도움이나 이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리웨이원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책 저자의 나라 중국에서는 이러한 투자법이 통할 수 있습니다. 논문 <한국기업의 대 중국 직접투자 전략에 관한 연구>를 보면 중국에는 중국만의 독특한 문화적 관습이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에서 혈연, 지연, 사회적 연고 등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는 공식적인 사회관계와 달리 비공개적으로 서로 혜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회관계라고 합니다. 특히 한 번 은혜를 입으면 다음에는 반드시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하네요. 때문에 돈을 빌린 사람은 꼭 돈이 아니어도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합니다. 

사람 성격과 인맥을 보고 투자해 수조원 자산가가 된 아비브 네보씨. 출처: zombie
사람 성격과 인맥을 보고 투자해 수조원 자산가가 된 아비브 네보씨. 출처: zombie

또한 미국에도 사람이 가진 인맥과 성격을 보고 훗날의 이익을 계산해 돈을 빌려줘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2008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타임 워너(Time Warner)의 주요 주주 아비브 네보(Aviv Nevo)의 투자법을 소개했습니다.

 

네보는 유망 신생 기업들에 각각 약 10억 8,400만원(100만 달러) 정도씩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투자할 때 사람의 성격과 인맥을 평가했다고 합니다. 투자로 인한 이득 뿐만 아니라 추후 사람을 연결해 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네보는 투자뿐만 아니라 사람을 연결해주는 브로커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출처: pxhere
네보는 투자뿐만 아니라 사람을 연결해주는 브로커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출처: pxhere

인터넷 광고기업 ‘스팟 러너’의 CEO 닉 그루프는 네보를 두고 “모든 곳에 플러그를 꽂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으며 타임워너의 전 회장 제럴드 레빈은 “다른 투자자들과 달리 그는 사회적 인맥과 개인 성격까지 감안해 투자한다”고 말했습니다.

 

네보는 이렇게 투자이익 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인터넷 기업 사이를 이어주는 브로커로 활동하며 약 5조 736억 원의 부를 축적했다고 하네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관계자들은 네보를 '매우 영민한 투자가', '놀라운 사업감각을 지닌 인물'로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정보다는 수익률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출처: Pixabay
우리나라에서는 감정보다는 수익률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출처: Pixabay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중국과 달리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할 때 수익률을 우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도시문제> 52권에 게재된 <감정이입 하지 말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라는 글을 보면 투자를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합니다.

중국과 한국의 투자 문화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Pixabay
중국과 한국의 투자 문화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Pixabay

한편, 저자가 강조한 감정투자는 중국 문화권의 특징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기업의 대중국 직접투자의 문제점과 전략>이라는 논문에서도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중국과는 다르다고 밝혔는데요. 

중국에서는 '한 번 은혜를 입으면 다음에는 반드시 그 은혜를 갚아야만 관계가 유지된다'는 문화가 있으니 중국에서 투자를 할 때 이를 명심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호감을 사고 인간관계를 쌓기 위해 일단 투자부터 하고 보는 '감정투자' 방식은 그리 선호되지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떠셨나요? 에디터가 직접 검증해본 에디터's Check! 자료를 종합해서 가장 유의미한 근거들만 추려 정리해봤는데요. 혹시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셨거나 궁금한 점은 언제든 문의해주세요!

 

만사형통 萬事亨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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