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만 답하기 쉽지 않은' 시간에 대한 질문
'흔하지만 답하기 쉽지 않은' 시간에 대한 질문
  • 이주영
  • 승인 2018.02.26 10:14
  • 조회수 5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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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는 이번에 필진을 새로 모집했습니다.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는데요. 과학 자체를 좋아하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글을 작성해 <이웃집과학자> 이웃님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멋진 분들인데요. 이런 점 감안해 학생들의 콘텐츠는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이웃님들.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3월 개학, 개강 시즌입니다. 주위에서 '시간 빠르다'는 등 여러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제가 벌써 22살이 되었다는 사실이 저는 믿기지 않습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친구들과 한탄을 참 많이 했는데요.

 

왜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껴지는 걸까요? 유독 즐거운 시간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흘러가버리는 걸까요. 심리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쓰인 책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을 바탕으로 이런 궁금증을 짚어보면 좋겠습니다.

 

Q1 : 왜 즐거운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지루한 시간은 느리게 갈까?

 

출처-http://bonlivre.tistory.com/1199
출처: http://bonlivre.tistory.com/1199

A1 : 우리가 시간을 얼마나 긴 것으로 경험하는지는 두뇌가 시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다릅니다. 또한 긴 시간과 짧은 시간을 측정할 때의 기준도 사뭇 형태가 다릅니다. 먼저 긴 시간을 측정할 때는 외부 세계의 변화 또는 기억에 담긴 비교 상황을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가령 시간에 따라 점차 변화되는 하늘의 색깔과 건물의 네온사인들이 그 기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반면 짧은 시간을 측정할 때는 실제나 상상의 운동, 호흡을 그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는 보통 시간을 셀 때 마음 속으로 열아홉, 스물, 스물하나.......와 같이 자신만의 속도로 시간을 측정하게 됩니다. 이때 얼마 만큼의 빠르기로 세느냐를 결정 짓는 요인이 바로 호흡입니다. 즉, 짧은 시간을 인지할 때 우리는 각자의 호흡 혹은 몸의 움직임(운동)에 맞추어 시간을 측정합니다.

 

여기서 질문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데요. 만일 여러분이 앞서 언급한 ‘기준’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시간은 매우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간의 연속일 겁니다. 하지만 만일 여러분이 하고 있는 ‘행위’에 집중한다면 두뇌가 시간을 측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은 매우 과소평가될 것입니다. 즉, 그 일에 얼마나 몰두하고 있는가가 시간을 인지, 경험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매우 지루하고 시간이 후다닥 흘러갔으면 할 때 집중력을 높인다면 효과가 있겠죠? 집중력을 높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의 심리학자인 리처드 블록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200mg의 카페인을 복용한 사람은 시간을 실제 길이보다 50%까지 짧게 경험했습니다. 커피에 든 카페인이 흥분을 고조시켜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우리가 무언가에 몰두할 일이 있을 때만 효과를 가져 옵니다. 그러니 쉬는 시간에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2 :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좌) Hans Memling이 그린 'Passion Christi'   우) 글쓴이가 그린 그림
Hans Memling이 그린 'Passion Christi'               글쓴이가 그린 그림           

A2 : 먼저 한 가지 간단한 실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친구를 데려와 각각 15초 동안 위 그림을 한 번씩 보게 합니다. 친구에게 그림당 감상 시간이 얼마나 걸린 것처럼 느꼈는지 물어보세요. 대부분의 친구들이 전자의 그림(복잡)을 더 오랫동안 보았다고 대답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새롭게 습득하는 정보의 양이 많을 때 우리가 좀 더 집중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정보의 양이 시간의 흐름과 비례한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고3 시절이나 취준생일 때처럼 인생의 변화를 가져왔던 중요한 시기의 시간들은 참 길게 느껴지는데요. 이 또한 계속된 변화로 인해 스스로 시간을 늘린 겪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왼쪽 그림을 감상한 것처럼 말이죠.

 

반면 사람들이 단조로운 검은색만 담긴 오른쪽 그림을 감상한 시간은 보통 짧습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이유 또한 비슷한 원리인데요. 나이가 듦에 따라 변화무쌍한 삶보다 반복적인 삶을 지속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매순간이 새로웠던 유년기는 위 그림의 전자처럼 길게 느껴지고 모든 것이 익숙해진 노년기는 오른쪽 그림처럼 빠르게 느껴지는 겁니다.

 

어떠셨나요. 독자님들? 시간에 관한 궁금증이 좀 풀리셨나요?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신 분들에게 '사이다'가 되었길 기원합니다. 스케줄러로는 도저히 시간 관리가 안 되시는 분 혹은 시간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궁금하신 분 혹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이 책을 조금 더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외부 필진 콘텐츠는 이웃집과학자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유전공학과 3학년 이주영 (wnddl111@naver.com)

이웃집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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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훈 2018-02-28 07:46:54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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