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인공지능 드론으로 해변가 쓰레기를 치우는 프로젝트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타이드(Plastic tide)'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인데요. 드론이 해안가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아 위치 정보를 인터넷에 전송하면 사람들이 이를 치우는 원리입니다. 이 궁극적 목표를 위해 일단 드론에 플라스틱 쓰레기의 모양을 학습시키는데요. 여기에 일반 자원봉사자들의 집단지성이 활용됩니다. 드론이 바닷가에서 사진을 수십만 장 찍어 웹사이트에 올리면 자원봉사자들이 사이트에 접속해 사진 속 물체에 수작업으로 태그를 달아줍니다.
위 사진을 보실까요. 드론이 찍은 이미지입니다. 사람들이 사진을 보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보이는 지점을 표시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태그를 달아줍니다. 이런 식으로 태그를 달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지고 있는 색깔, 모양 등의 특징이 인공지능에 학습됩니다. 이렇게 인공지능을 고도화시키면 향후 드론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하는 즉시 자동으로 사진을 찍고 위치를 알릴 수 있게 됩니다.
플라스틱 타이드측에서는 드론이 쓰레기를 구별하는 정확도가 높아지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분포돼 있는 곳을 지도로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바다 조류를 타고 쓰레기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찾아내고 이를 청소하는데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플라스틱 타이드 관계자는 "매년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위장이 가득 차 진짜 음식물을 먹지 못해 굶어 죽는다"면서 "심지어 우리 인간도 매년 1만1,000조각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2025년까지 바다에 쌓이게 될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무려 8000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하네요.
해양 쓰레기 제거 기술 어디까지?
기존에도 로봇을 이용해 쓰레기 청소하는 데 활용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환경 분야 신생 기업 '란마린 테크놀로지(RanMarine Technology)'가 만든 '웨이스트 샤크(Waste Shark)'라는 이름의 로봇이 공개됐습니다.
웨이스트 샤크는 최대 500kg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습니다. 바다 수질 및 경로 정보를 학습해 효율적인 쓰레기 수거 경로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있었는데요. 지난해 12월 서울대 기계공학부 박사 과정 유성근 씨가 해양 쓰레기 수거 로봇을 개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유씨는 물속의 소용돌이가 주위 물체를 빨아들이는 현상을 응용해 해양 쓰레기를 흡입하는 고정형 청소 로봇을 개발했는데요. 이 로봇은 물과 쓰레기를 흡수한 뒤 저장망에 쓰레기만 거르는 방식으로 청소를 한다고 합니다.
위에 언급된 로봇이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방식이었다면 플라스틱 타이드의 캠페인은 일단 인공지능으로 바다 쓰레기의 분포를 파악한 뒤 추후 이를 청소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지금까지 이들이 영국 해변에서 수집한 쓰레기들 중 대부분은 낚시 그물이나 플라스틱 줄 조각이었다고 합니다. 수집된 전체 쓰레기 중 플라스틱 재질의 그물 쓰레기가 37%, 플라스틱 및 스티로폼 조각이 차지하는 비율이 29%였습니다. 음식물 포장용기는 7%, 비닐봉지가 5%, 페트병은 4%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사진 25만장에 쓰레기 태그를 다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서 사이트를 방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